삼성이 29일 내놓은 담합근절 종합대책의 초점은 혹시 있을 지 모를 담합의 유혹으로 부터 임직원을 원천적으로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담합 근절책을 구두상의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제도적인 시스템 완비를 통해 정착시키고 최종적으론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담합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동시에 반기업정서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담합 근절의 새 프로세스를 가동하겠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이다. 삼성의 이같은 담합 근절책은 다른 주요 기업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담합 근절, 시스템으로 가동=삼성의 담합근절 대책은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달 25일 사장단회의에서는 가격담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에 적발된 것과 관련해 열띤 토론이 이뤄졌고, 이달 중 근절대책을 내놓기로 한 바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담합을 무관용 처벌하겠다”고 말해 담합에 대한 경계심을 극도로 표출한 바 있다.
삼성의 담합근절책의 포인트는 제도적 시스템을 완비한 후 임직원 의식을 개혁함으로써 담합 근절 효과를 배가하겠다는 것이다. 말로만 담합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원천적으로 담합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쟁사와의 원천적인 접촉을 금지하고, 다만 불가피한 접촉이 이뤄질 경우 컴플라이언스팀에 사전 보고, 사후 승인을 받도록 했다. 특히 전계열사에 업무용 이메일을 통한 경쟁사 등과의 정보교환을 차단하는 이메일 필터링 시스템을 확장함으로써 직원들이 담합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했다.
특히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담합을 부정부패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 최고 해고까지 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처벌이 아니라 방지에 목적이 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관계사별로 상시적인 현장점검과 진단활동을 통해 담합을 추방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필요하다면 고위험 부서에 대해 심층적인 점검활동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향후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 재발 우려가 있는 담합 유혹으로부터 임직원을 제도적으로 보호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관계사별로 담합 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담합 근절, 재계 확산될 듯=삼성을 비롯한 주요 기업의 담합 근절 대열 동참은 열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그룹은 이달초 구본무 회장이 주재한 계열사 사장단협의회에서 담합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실천의지를 다졌다. LG는 각 계열사 법무팀, 공정문화팀 등 컴플라이언스팀 주관으로 임직원이 담합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철강과 조선업계의 구매 및 영업담당 부서장은 지난 1월 말 한 모임에서 상생을 다짐하는 한편, 한국철강협회가 제작한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한 행동준칙 및 가이드라인’을 숙지했다.
담합의 단골로 지적되는 정유업계도 한층 강화된 담합 방지 가이드라인을 실천하고 있다. 경쟁사와의 만남 등에 대해 정유사별 전담팀이 비밀리에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 ‘담합은 해사행위’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담합 의심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력하게 시행 중이며, 회사의 품위 훼손 행위부터 엄격하게 징계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담합은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에 해를 끼치는 것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공정경쟁을 기하고 반기업 정서 해소가 급하다는 측면에서도 담합근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상ㆍ류정일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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