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고(故) 이창희 회장(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2남인 이재찬 씨 유가족이 지난 28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대 주식 인도 청구소송을 내자 곧바로 이창희 회장의 부인인 이영자 씨와 장남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 측이 “집안 전체의 뜻이 아니며, (우리 집안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관 씨의 법률대리인인 이찬희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29일 삼성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관 전 부회장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화우’를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본인은 소송에 참여할 뜻이 없어 거절했다”며 애초부터 소송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부회장을 통해 들으니 이창희 회장의 셋째아들과 딸도 소송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재찬 씨 유가족을 제외하고 이창희 회장 집안은 소송에 불참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재찬 씨 유가족의 소송 취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가족 전체의 의견과 다르기 때문에 (이 전 부회장 측에서) 설득은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소송이 제기되자 이창희 회장의 부인 측은 “ (이번 소송은) 둘째며느리 쪽의 돌발행동이며, 유산 문제는 이미 정리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삼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맹희ㆍ이숙희 씨, 이창희 씨 2남 유가족 소송으로 확산 흐름을 보이던 삼성가 소송 국면은 일단 주춤하게 됐다.
앞서 이영자 씨와 이재관 씨는 지난 28일 대리인을 통해 “둘째며느리 등이 제기한 소송은 이창희 회장의 처인 저와 장남인 이재관의 뜻과는 무관하다”며 “저희는 이 소송에 참여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 이병철 회장의 유산 문제는 이미 다 정리된 것”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이번 소송을 두고 선대 회장의 차남 측이 소송에 합류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찬 씨는 삼성가에서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창희 회장의 차남으로, 2010년 3월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이후 유가족들은 다른 형제와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희 회장 측 집안이 전체적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다른 형제의 추가 소송은 없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삼성가의 ‘어른’ 격인 이인희 한솔 고문 측은 일찌감치 소송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현재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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