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스 목걸이와 ‘세이프 섹스’ 인형(Collier de penis et poupee ‘safe sex’)

2008년 6월 17일 드루오(Drouet) 경매장에서는 콘돔과 수갑을 찬 게이 바비인형, 안전한 성관계를 희구하는 남근으로 장식된 목걸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빌리 보이(Billy Boy)와 라라(Lala)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평균적으로 20세기말의 미국 어린이들은 바비 인형을 7개 정도 소유하고 있었다. 성인 나이가 된 2006년 이들은 성적 감각을 최소한 20% 정도 상실한 상태에서 가슴에 실리콘을 주입하느라 바쁘다.

이상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이상적인 여성이란 대체 누굴 지칭할까? 요즘 기준으로 거대한 가슴을 소유한 마른 몸매의 여성이다. 만약 바비인형이 사람이었다면 그녀의 가슴둘레는 98㎝, 키는 1m75㎝에 몸무게는 55kg 정도였을 것이다. 이런 환경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바비인형 수집가 빌리 보이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원래 오스트리아 출신인 빌리 보이(본명)는 1960년대 초반에 출생했다. 고아였던 그는 뉴욕에 거주하는 한 미국 가정에 입양된 후 바비인형과 오트 쿠튀르 의상들을 수집하면서 자라났다.

수집가들끼리 최초의 바비인형 팬클럽을 만들 정도로 그는 바비인형을 좋아했다. 또 게이이자 세련된 멋쟁이였던 그는 클라우스 노미, 케이트 하링, 장 미셸 바스키아, 더 라모네스, 더 뉴욕 돌스, 재키 커티스, 앤디 워홀, 모리세이 등과 친교를 맺었다.

1978년 빌리 보이는 파크 애비뉴에 대안패션 부티크를 열고 쉬르리얼 쿠튀르(Surreal Couture)라고 이름 붙였다. 1982년에는 프랑스 파리에 가게를 열며, 인생의 반려자인 장 피에르 레스트라드(Jean-Pierre Lestrade), 일명 라라를 만난다.

라라와 더불어 그는 ‘쉬르리얼’ 액세서리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일부 걸작들이 2008년 6월 17일 드루오 경매장에 나온 것이다. ‘세이프 섹스 페니스 콜레르트’는 페니스 보호용 뜨개질 목걸이인데 발기한 음경, 그리고 때로는 콘돔을 씌운 음경으로 장식되어 있다.

두 개의 ‘유두’ 브로치는 황금빛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검투사 젖가슴 형태를 하고 있으며 가슴 위 적절한 장소에 핀으로 꽂게 돼 있다. 발기한 남근 브로치는 사출(射出) 형태의 진주가 달린 녹색 남근을 대롱대롱 매다는 방식이다.

파리에 도착했을 때 빌리 보이는 ‘마침내 정상적인 젊은이가 도착하다’란 제목으로 ‘악튀엘(Actuel)’ 잡지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당연히 그럴 만했다. 파리 18구에 소재한 한 아파트의 부엌에서 액세서리를 제조하는 것보다 더 정상적인 모습이 어디 있을까?

베티나 그라지아니가 사교파티에 나갈 때 빌리 보이의 액세서리들을 착용하자 곧 파리 사교계 전체가 앞다투어 그가 만든 보석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라라의 격려를 받으면서 빌리 보이는 엠마누엘 웅가로, 티에르 머글러, 하나에 모리, 프란시스코 스말토, 찰스 주르당 등 저명한 패션디자이너들을 위해 신속하게 제품을 만들어냈다.

아리엘 동바슬, 재키 오나시스, 리즈 테일러, 보이 조지, 레이 찰스, 건즈 엔 로지스, 마이클 잭슨 같은 스타급 연예인들이 즐겨 그걸 착용했다.

같은 해인 1982년 빌리 보이와 라라는 바비인형에 독특한 옷을 입혀보자고 프랑스의 저명 패션디자이너들에게 제안한다. 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즉시 호응을 얻었다. 디자이너들은 마텔 프랑스 회사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최초의 바비인형을 제작했고, 인형을 모두 빌리 보이 룩으로 장식했다.

다시 말해 바비인형이 통이 좁고 몸에 꼭 맞는 시드 드레스 복장을 하고, 안경을 낀 채 손톱에는 매니큐어를 칠했으며, 빌리 보이 처럼 황금빛 목걸이 다발을 걸친 것이다. 바비의 형광빛 분홍색 세계에선 가히 상상하기 어려웠던 혁명적인 방식이었다.

이를 계기로 디자이너들은 1983년 ‘엠디바니(Mdvanii)’란 특이한 이름을 한 자기만의 인형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21세기의 집단 무의식을 꿈꾸는 여성 이미지를 물질적으로 표현해낸 형태였다. 인형은 교양이 있고, 영적이며, 호사스럽고, 완벽하게 글래머 몸매를 보유하고 있었다.

바비의 남성 대응물이자 정교하게 제작된 ‘로지-로지(Rhogit-Rhogit)’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세브르 도자기로 만들어진 인형이다. 또 액세서리와 콘돔을 구비하고 있었다.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이 인형은 풀을 먹인 딱딱한 종이로 만든 시제품 형태, 일련번호가 매겨진 형태, 실크스크린 그림 형태로도 존재한다.

각 작품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2만 유로 혹은 그 이상 가격에 팔려나가는데, 사치스럽고도 키치적인 에로틱 세계를 보여주면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바비인형의 미학과 지난 세기의 관절 도자기 인형의 미학이 함께 녹아 있다. 인형은 자신의 몸을 비현실적인 여성, 오직 이미지로만 갈망할 수 있는 여성의 몸에 밀착시키면서 성장한 아이의 꿈을 반영한다.

(이미지는 빌리 보이 앤 라라의 작품) 글=아네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