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일본의 엔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화가 달러당 100엔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아베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국내 경제와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일본 정부 개입에 의한 엔화 강세 조정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거 달러/엔 환율을 살펴보면 달러당 100엔 하회시 90~80엔대까지 추가 하락 했던 점을 미루어봤을 때, 100엔 지지 여부는 중요한 변수”라며 “향후 100엔 지지에 실패할 경우에 일본 정부의 환시 개입 가능성이 다시 한 번 논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일본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은 여러 차례 있었다.
1995년 역플라자 합의로 국제사회의 공조 하에 엔화 약세가 유도됐고 1998년에도 주요국들의 개입 공조가 있었으나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엔화 매수 개입이었다.
2003년에 일본 정부는 단독 개입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으나 강세 저지에 실패했고 2011년에는 일본 대지진으로 폭락한 달러/엔 환율을 되돌리기 위한 국제 공조가 이뤄진 바 있다.
특히 2011년 3월 11일 일본은 유럽 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동일본 대지진을 겪었다. 지진과 원전사고로 인해 일본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2011년 1분기 GDP(국내총생산)는 -7.6%로 2009년을 제외하고 당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CPI(소비자물가지수ㆍ식품과 에너지 제외)도 마이너스 영역에 있었다. 설비가동률 역시 2009년을 제외하고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2016년 발표된 지표들을 살펴보면 일본 경제는 침체기를 보이고 있으나 2011년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성장률은 2%에 조금 못 미치고 물가 상승률 또한 꾸준히 0% 이상을 유지 중이다.
설비가동률은 -10% 이하의 성장을 보였으나 2011년과 비교해보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일본 국내 상황뿐 아니라 미국의 태도 역시 엔화 강세 저지에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은 지난 4월 상하이 G20 회의에서 ‘경쟁적 통화절하 억제’ 합의를 들어 일본이 환율보다 내수진작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발표된 환율 보고서 역시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가 686억불을 웃돌아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고 경상흑자도도 GDP 대비 3.3%로 기준치보다 높았지만 일본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일본의 환율개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외환 시장 개입시 글로벌 헤지펀드들에 의한 자금 유입을 가늠하지 못하면 환율 조작국이라는 불명예를 끌어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제 공조 차원에서도 녹록지 않다.
G7에서는 엔화 강세에 따른 직접 개입 논의가 있을 때마다 ‘Disorderly’(무질서)한 움직임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2011년 3월 G7의 엔화 공조 개입 선언문에서는 공조 개입 근거로 ‘Tragic Event(비극적 사건)’와 ‘Excess Volatility and disorderly movements in exchange rates(환율에서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를 들었는데, 무엇이 ‘무질서’인지에 대한 논란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낮다”며 “아베 내각은 100엔 이탈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고려하기 이전에 모든 여력을 총 동원해 내수증진과 경기 부양에 힘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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