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회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M&A계획 당장은 없어…경영철학 정리·기업문화 정착 매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5일 간담회를 자청해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유명 트위터리안(twitterian)으로, 누구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아는 그답게 취임 일주일도 안 돼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박 회장은 그룹 내 기업의 인수ㆍ합병(M&A)을 주도해 두산그룹을 음식료기업에서 중공업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경영인이다.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자 당연히 세간의 관심은 ‘두산이 또 어떤 대형 매물을 인수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하는가’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박 회장은 이날 “회장이 되고 나니 많은 사람이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물어본다”며 “두산이 10년째 획기적인 변신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보다 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미 확립된 인프라지원사업(ISB) 위주의 포트폴리오대로 지금처럼 다국적 기업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겠다”며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M&A 계획과 관련해선 “1년에 네 번 정도 포트폴리오 세션을 여는 등 늘 관심 대상 아이템은 있다”면서도 “당장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대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룹 회장이 된 그의 요즘 관심사는 오히려 ‘기업문화’였다. ‘그룹 변신에는 성공했지만 그에 걸맞은 기업문화가 없다’는 뼈아픈 자기반성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3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한 후 주력 사업뿐 아니라 그룹 내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신입사원도 대거 뽑다 보니 ‘두산’ 명함을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안 된 사람이 많다.
다국적화 전략으로 외국인 임직원도 급격히 늘었다. 3만9000명의 임직원 중 외국인이 절반이다. 서로 성장 배경이나 문화가 달라 두산 특유의 기업문화가 사실상 없었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선 통일성 없는 조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는 “두산의 경영철학을 정리하고 기업문화를 뿌리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난 7년간 이런 부분을 감안해 ‘두산웨이(Doosan way)’를 정리했고, 지금 거의 완성 단계”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116년간 두산을 지탱해준 힘은 ‘인화’라는 철학”이라며 “따뜻한 성과주의로 이 철학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의 기업과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박 회장의 노력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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