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 정수기 시장의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물싸움’이 본격화됐다. 올해는 부동의 1위인 웅진코웨이가 매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업계가 시장구도 변경을 노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를 비롯해 동양매직 교원L&C 쿠쿠 LG전자 등이 ‘조금 더 세진’ 2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이번 싸움은 크기와 빅 모델 경쟁으로 압축된다.
▶‘더 작게’ 크기를 줄여라=올해 정수기시장의 최대 특징은 줄어든 크기. 웅진코웨이가 이달 초 내놓은 ‘한뼘 정수기’는 가로 18cm 세로 36cm 크기로 국내 판매 중인 냉온정수기 중 크기가 가장 작다. 기존 냉온정수기 크기를 절반(50%) 가량 줄여 주방인테리어 연출 및 정수기 사용패턴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업계 1위 업체가 이런 크기 경쟁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후발주자들은 뒤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청호나이스도 이에 뒤질세라 초소형 얼음정수기인 ‘이과수 얼음정수기 쁘띠’를 최근 내놓았다. 싱크대에 올릴 수 있는 가로 37㎝, 세로 48㎝ 크기다. 냉온정수 기능에 제빙기능까지 갖춘 제품 치고는 아주 적은 편이다.
이에 앞서 동양매직도 지난 2월 국내에서 가장 얇은 크기의 ‘아이슬림(i-slim)’ 정수기를 내놓았다. 제품 앞쪽의 폭이 25.5cm로 타 제품에 비해 좁아 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교원L&C는 온수탱크를 없애 크기를 줄인 신제품을 지난 1월부터 출시한 뒤 최근 들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제품은 대기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온수탱크를 없애고 필요 시 전기포트 방식으로 물을 가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에 맞춰 제품 상단에는 스마트폰 충전거치대도 장착해 눈길을 끈다.
이밖에 한경희생활과학도 올해 정수기 시장에 처음 진입하면서 기존 제품보다 적은 크기로 내놓았다. 필요할 때만 원하는 온도로 온수를 사용하는 ‘한경희 미네랄정수기’를 TV홈쇼핑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이젠 글로벌? 빅모델 잇단 기용=‘물싸움’이 치열해지다 보니 이젠 모델 기용도 파격적이다. 웅진코웨이와 쿠쿠홈시스는 남성 톱모델을 기용해 여심(女心)잡기에 나섰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소녀시대에 이어 아이돌그룹 2PM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주요 고객인 주부층을 공략하는 한편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국내와 별도로 일본,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글로벌 마케팅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청호나이스는 쁘띠 정수기를 알리기 위해 유명 개그맨 김원효를 모델로 쓴 광고를 선보였다. 유명 코미디프로의 코너를 차용해 ‘얼음정수기대책위원회’라는 광고를 내보내는 중이다.
쿠쿠는 배우 원빈을 재기용,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브랜드파워 제고와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동양매직은 톱모델 장윤주를 통해 날신하고 세련된 아이슬림 정수기 이미지를 강조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교원L&C는 이와 반대로 정수기나 유명 모델을 내세우지 않는 차분한 런렁광고를 내보내 눈길을 끈다. 아이디어를 상징하는 ‘전구’에 물이 차오르는 독특한 느낌으로 결혼 여부, 평소 물 사용량, 기호 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해 ‘당신에게 딱 맞는 정수기’를 제안한다는 내용으로 소비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60%에 가까운 웅진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의 매각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달리 시장상황의 변동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제품, 마케팅 경쟁이 전개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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