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미군 철수를 앞둔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인 탈레반이 ‘춘계 대공세’에 들어가, 아프간 정세가 다시 혼미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자살폭탄 공격을 앞세워 대통령궁과 각국 대사관, 군 기지 등을 폭격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을 가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15일(현지시간) 탈레반 무장 세력이 카불 등지의 의사당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기지, 의회 건물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의원들과 예산문제를 논의하다 안전지대로 피신했으며 대통령궁도 사실상 봉쇄됐다.
대규모 테러 사태는 이날 오후 카불 중심가 나토군 기지와 대사관들이 위치한 와지르 아크바르 칸 지구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십여차례 폭발이 카불 시내 곳곳을 뒤흔들었고, 총성이 수시간 동안 이어지자 행인들은 황급히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나토 측은 카불에서만 7개 지역에서 탈레반의 공격이 1시간 이상 이어졌다고 밝혔다. 카불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6개월여 만에 일어난 것이다.
대통령궁도 봉쇄됐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카불 시내에서 폭발음이 들릴 때 집무실에서 의원들과 예산문제를 협의 중이었다. 공격 직후 카르자이 대통령은 안전지대로 대피했고, 반군 대표단과 평화회담을 비롯한 대통령의 오후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이번 공격의 목표에는 아프간 부통령인 모하마드 카림 칼릴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국가안보국(NDS) 루트풀라 마샬 대변인은 서카불에 있는 칼릴리 부통령의 관저를 공격하려던 그룹이 검거됐다고 전했다. 영국 대사관 건물에도 로켓 폭탄 2발이 터졌으며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도 수류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사관도 미 대사관 인근에서 공격이 있었다”고 발표하고, 대사관을 폐쇄했다. 나토군 기지에서는 무장세력과 나토군간 교전이 펼쳐졌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매년 돌아오는 춘계 대공세의 신호탄”이라며 “카불과 로가르, 파크티아, 낭가하르 지역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십여차레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이 미군의 코란 소각과 민간인 학살에 대한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무자히디 대변인은 테러 목표에는 나토 사령부와 영국, 독일 대사관, 의사당, 세레나 호텔과 카불 스타 호텔, 러시아 대사관이 있는 다룰라만 거리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십명의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소화기와 중화기, 폭탄조끼, 로켓발사기, 기관총, 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카불 이외에 로가르, 파크티아, 낭가르하르 등 3개 지역에 공격을 가했지만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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