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20대그룹 ‘총선 후 경영환경’ 설문

“반기업 성향 의원 증가” 65% “투자 인센티브 기대” 40%

포퓰리즘 가시화 가장 우려 투자확대로 반기업정서 극복 헤럴드경제가 12일 조사한 ‘4ㆍ11 총선 후 20대 그룹 경영환경’ 설문에서 ‘경영부담이 커졌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총선 과정에서 나타난 포퓰리즘 정책이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경계심의 발로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음에도 향후 대선까지의 정치적 줄다리기 속에 대기업 압박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을 것임을 기업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은 여야를 떠나 반재벌정책과 반기업정책 성향의 국회의원이 19대에 대거 입성했다고 판단, 향후 예상되는 대기업 압박과 관련한 대응책에 고민하고 있다.

4ㆍ11 총선 결과 여대야소 국면이 유지됐지만 재계는 여전히 반기업정서가 확대될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경제5단체 회장단이 정치권의 대기업 비판에 대한 반박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경총]
4ㆍ11 총선 결과 여대야소 국면이 유지됐지만 재계는 여전히 반기업정서가 확대될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경제5단체 회장단이 정치권의 대기업 비판에 대한 반박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경총]

▶반기업정책 끝나지 않았다?=설문에서 ‘총선 후 경영부담’에 대해 단 한 곳도 ‘작아졌다’고 답한 곳이 없었다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 총선 후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재계로서는 안도의 숨을 쉬던 과거 패턴과는 확연히 다르다. 8개월 후 대선이 있고, 대선 과정에서 기업 옥죄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1당과 과반 의석을 지킨 것은 재계로선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만 새누리당에도 진보 성향 의원이 많이 진출한 만큼 총선 이후 재계 압박 수위가 수그러들 것으로 장담하지 못한다는 게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전체적으로는 힘이 부쳤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대약진을 한 만큼 서민층 표심을 겨냥한 반재벌정책 파상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것도 재계의 우려다.

실제 기업은 향후 부자증세 및 과다복지 등 포퓰리즘 공약 가시화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를 가장 경계했다. 재벌 개혁론이 다시 들끓으며 기업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긴장감도 팽배하다.

재계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고 대선모드로 진입하면서 각 정당이 기업의 편을 들기보다는 일정 각을 세우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재계로선 기업 위축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은 만큼 정치권의 현명한 일처리를 기대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본연의 역할 충실로 위기 돌파=기업은 향후 정치권 소용돌이와 무관하게 기업 스스로 자리를 지키는 게 최선책이라는 입장이다.

설문에서 ‘재계 압박에 대한 극복책’을 묻는 질문에 20곳 중 14곳(70.0%)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기업 본연의 역할 강화’를 꼽은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 견제 속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진력함으로써 반기업정서 해소에 묵묵히 나서겠다는 뜻이다. 투명ㆍ정도경영(3곳),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경영(3곳)을 통해 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곳도 적지 않았다.

기업은 19대 국회에 기업 사기진작을 요구했다. ‘19대 국회가 앞장서 해결해줬으면 하는 현안’에 대한 질문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 증대에 따른 기업 인센티브 지원’(8곳)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잘하면 그만큼 기업에 혜택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합리한 행정규제 완화(7곳), 포퓰리즘 근절(4곳)도 적지 않아 정치권에 대한 주문사항의 색채를 드러냈다.

기업의 요구는 구체적이었다. 설문에 임한 20대 그룹은 “여론재판식 특정 기업에 대한 공세를 멈추고, 기업 전체의 자유로운 경영환경을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는 “일률적이거나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 양산을 지양하고, 기업이 본연의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외 경영여건이 계속 악화하고 있는데 투쟁과 대결에서 탈피, 여야가 힘을 합치고 협의해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극복을 위한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정책을 내놨으면 한다”며 “국익과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를 펼쳐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는 역사적 시대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산업부/ys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