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공들로 넘쳐났던 시기 옛말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의 공장’으로 불리는 주장(珠江)삼각주 지역의 유동인구 수가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면서 이 지역의 인구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80년대부터 시작된 ‘백만민공 하주강’(百萬民工下珠江·수많은 농민공이 주장삼각주로 유입)이 이제 옛말이 되고있다고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가 23일 보도했다.

광둥(廣東)성 선전시는 이같은 현상을 잘 보여주는 도시다. 선전은 중국 최대의 이민도시로 전체인구 1400만명 가운데 선전 후커우(戶口·호적)를 가진 시민은 300만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돈을 벌러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난해 선전시의 유동인구가 7만3200명이 감소, 개혁·개방에 나선 지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외지인 유입이 줄어들었다.

경제가 위축된데다 물가마져 급등해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외지 노동력이 선전을 떠나는 상황이다. 선전시의 올해 1∼2월 교역액은 56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감소,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327억달러로 6.0% 줄었고 수입은 235억 달러로 0.3% 증가했다.

유럽 위기 등으로 외국수요가 감소했고 인건비마져 올라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퇴조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있다.

생활고로 선전을 떠나는 외지인도 늘고있다. 선전에서 일했던 장모씨는 최근 고향인 산터우로 돌아갔다.

그는 월급이 1만위안에 달했지만 앞으로 더 발전전망이 좋은 고향으로 회귀했다. 그는 “높은 물가와 부동산 급등으로 선전의 월급쟁이들은 한숨밖에 쉬지못한다”고 말했다.

선전에서 플라스틱을 제조하고있는 위안장(源江)유한공사의 우용지(吳永吉) 사장은 “선전의 물가가 급등하고 중국 중서부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많은 농민공들이 회사를 떠났다”면서 “현재 정상경영이 이뤄지지 않고있다”고 토로했다.

주장삼각주의 또다른 농민공 집중지역인 둥관(東莞) 역시 노동밀집형 기업이나 공해업종 산업이 도태되면서 외지 노동력이 이탈되고 있다. 둥관의 일부 제조업체들은 생산기지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나 중국 중서부 지역으로 이전해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선전종합개발연구원 궈완다(郭萬達)부원장은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가 산업구조조정을 위해 ‘등롱환조’(騰籠換鳥·새장을 들어 새를 바꾼다)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많은 사양산업들이 선전을 떠났다” 면서 “이 때문에 선전의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주장삼각주 지역의 인재유치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런민(人民)대학 경제학원의 타오란(陶然)교수는 “주장삼각주 지역은 고속성장단계에서 대량으로 외지인구를 이용했지만 그들에게 충분한 대접을 해주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발전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제도를 보완해 양질의 노동력을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동부 연안지역 성장률은 떨어지는 반면 서부 내륙지역은 고성장이 지속되는 ‘동만서쾌(東慢西快)’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화왕(新華網)에 따르면 광둥성의 올 1분기 성장률은 7.2%로 전국 평균 성장률(8.1%)보다 0.9%포인트 낮았다. 반면 쓰촨(四川)성은 13.1%, 샨시(陝西)성은 13%에 달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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