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차익 대기물량만 5兆 코스피 추세적 하락 불가피
‘외국인은 우리 시장을 안 좋게 보고 있다.’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 물량폭탄에 코스피지수가 압박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물량 중 상당수가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이어서 당분간 코스피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기에 차익 프로그램 매물까지 가세할 경우 단기간 지수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내는 차익 거래와 달리 비차익 거래는 자산 배분 등을 목적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이용하는 거래 방식이다. 따라서 비차익 매물이 나온다는 것은 추세적으로 우리 시장의 하락세를 전망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 9일부터 매도세로 돌아섰고 23일 현재까지 1조5519억원을 팔았다. 이 중 8405억원은 개별 종목, 그리고 6663억원이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이다. 지금 나오는 비차익 매물은 해외 펀드자금의 순유출을 감안하면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남아 있는 외인들의 비차익 매도 여력이 무려 5조원이 넘는다는 데에 있다. 업계는 현재 외인이 팔고 있는 비차익 매물이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 제1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파생돼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LTRO 자금이 직접적으로 국내에 들어오진 않았으나 여기서 2~3차로 파생된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비차익 프로그램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단기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부터 쌓인 비차익 프로그램 6조3568억원 중 이달 들어 매도한 6663억원을 제외한 매도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시장을 충분히 흔들고도 남는 수준이다.
때문에 차익 프로그램 매도에 불이 붙을 경우 코스피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베이시스(basisㆍ현물과 선물 가격차) 괴리차(평균베이시스-이론 베이시스)는 개별 종목이 선물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0.2~0.6포인트를 넘나들고 있다. 업계는 괴리차가 -1.0포인트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현재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매도세를 보일 수 있는 차익 프로그램 3조원이 차익실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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