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이번 앨범작업을 하면서 산울림을 넘어설 수 없다는 좌절을 느낀 동시에 한국 록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 수 있겠다는 가능성도 동시에 확인했다.”
김창완 밴드가 산울림 데뷔 35주년을 기념해 지난 17일 두번째 정규앨범 ‘분홍굴착기’를 내놨다. 25일 서울 마포 ‘CJ아지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창완(보컬ㆍ기타)은 “산울림은 계승의 대상이자 동시에 극복의 대상이었다”고 고백했다.
산울림은 1977년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삼형제가 결성, 데뷔 앨범 ‘아니 벌써’를 비롯해 음반 13장과 동요집 4장을 냈다. 하지만 2008년 막내인 김창익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김창완은 “막내 없는 산울림은 상상할 수 없겠다”며 그해 가을 김창완밴드를 따로 만들었다.
김창완밴드의 정규 2집 ‘분홍굴착기’는 수록곡 12곡 중 ‘금지곡’만 신곡이며 나머지 11곡은 산울림이 1980~1990년대 발표했던 것을 새롭게 부른 노래다. 김창완을 비롯해 드럼 강윤기(57), 베이스 최원식(42), 키보드 이상훈(39), 기타 염민열(24) 등 새롭게 꾸려진 김창완밴드는 기존 산울림의 11곡을 한층 파워풀하고 록적인 요소로 편곡해 담았다. 올 2월 그래미상을 받은 황병준씨가 레코딩 엔지니어를 맡았고, CJ아지트에서 현장감을 살려 ‘원 테이크’ 방식으로 12시간 동안 모든 곡을 한번에 녹음했다.
이와 관련 김창완은 “연주를 세련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음악을 만드는 현장감을 자연스레 살려보려고 했다. 신선함과 설레임, 긴장감은 아무리 불어 넣으려해도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새 앨범 제목을 ‘분홍굴착기’라고 지은 것은 왜일까.
그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공사장 굴착기를 보는데, 크게 진전은 없는 것 같지만 어느새 큰 변화를 낳곤 하더라. 우리 음악인들의 삶과 비슷하다. 여기에 분홍에서 느껴지는 여성성, 연약함, 섬세함 같은 여린 감성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신곡 ‘금지곡’에 대해서는 “세상에 들려져서 될 노래인가 고민했다. 도발적이고 반어적인 표현”이라고 했다.
이 곡은 지난 4.11총선을 앞두고 사람들이 폭로전을 일삼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문제가 불거지는 등 여러 문제가 들끓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것들을 하는 세상이라면 세상 별거 아니다, 그런 일을 목표로 산다면 그렇게 애써서 살 필요 없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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