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ㆍ유은수 기자] 당 지도부의 ‘맹탕 백서’ 발간으로 총선 참패 책임의 짐을 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본격적으로 당 대표 경선 출마 행보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최고위원 경선에도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이 줄지어 출마하며 ‘친박당’ 재건의 초석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백서에서 언급된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이 ‘호위대’ 창설 후 정국 무마용 카드로 쓰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박계(非박근혜)계에서는 ‘도로 친박당’이 현실화할 경우 극약 처방도 피할 수 없다는 ‘분당(分黨)론’이 피어오른다.
▶朴 대통령 ‘탈당’은 피할 수 없는 수순?=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발간된 새누리당의 ‘국민 백서’ 중 여야의 이목이 쏠리는 부분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본격화다. 과거 한나라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낸바 있는 인명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백서에서 “이번 선거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며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엉켜 있는 한 다음 대선은 어렵다.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했다. 4ㆍ13 총선 참패 이후 ‘대통령 탈당론’이 당 관계자에 의해 공식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백서가 인위적인 ‘순화’ 과정을 거쳤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대통령 탈당론이 빠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박계의 반발은 커진다.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정병국ㆍ한선교 의원은 이날 아침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에 굴복해 만들다가 만 백서가 나왔다(정병국)”, “전당대회 전이라는 시기여서 그런지 백서에 살짝 ‘분칠’이 된 것 같다(한선교)”며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친박계의 당권 접수 이후 박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론을 무마하겠다’는 계산이 대통령 탈당론 백서 반영으로 드러났다는 이야기다.
▶‘도로 친박당’ 건설 작업 본격 시작=실제 백서 발간 이후 친박계 통합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서 의원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서초동 인근에서 측근 조직인 ‘청산회’와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청산회 임원 30여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당 대표 경선에서 ‘표몰이’를 하기 위한 세 결집에 서 의원이 나섰다는 방증이다. 친박계 이우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서 의원이) 2~3일 내로 결심하지 않겠나 생각된다”며 ‘서청원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당 대표 경선과 별도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친박계의 돌풍은 거세다. 단 3명을 뽑는 일반최고위원 경선에는 현재 비박계 3선인 강석호 의원과 친박계 재선인 이장우ㆍ정용기ㆍ함진규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이날 비박계 재선인 이은재 의원이 여성최고위원(여성 출마자 중 최다 득표자 1명을 당연직으로 임명)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지만, 여전히 경선 구도는 친박계에 치우쳐 있다. 친박계 재선 삼총사가 모두 최고위원회에 입성하고, 서 의원까지 당 대표에 선출되면 친박계의 당권 장악이 완료된다.
▶비박계 반발 작용 강할 경우 ‘분당’까지 갈 수도=이처럼 친박계의 공세가 거세지자 비박계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비박계 한 당권 주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이 유력해지고, 당이 다시 친박 패권주의에 좌지우지되게 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중대한 결심의 내용을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유승민 의원 등 잠재적 대권 후보를 중심으로 당내 개혁 세력이 뭉쳐 제3세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ㆍ9 전당대회가 여권발(發) 정계개편의 불씨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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