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도 않는 부인ㆍ딸ㆍ아들 이름으로 직원 등록…3년 넘게 월급 가로채가

-“임원들 손에 새간 돈으로 김 군 월급 144만원 올려줬다면…”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서울메트로 용역업체 임원들이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 명의로 근로자 등재를 해 7600만원이 넘는 월급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임원들이 중간에 빼돌린 ‘새는 돈’으로 김 군과 같은 용역업체 직원들의 열악한 급여와 근로 환경을 개선했다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같은 안전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업체 은성PSD 임원 A씨(62)가 자신의 부인과 딸의 이름으로 마치 실제 근무를 한 것처럼 가장해 급여 명목으로 6402만원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또 다른 은성PSD 임원 B씨는 같은 수법으로 아들의 이름을 허위 등록해 1282만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경우 딸과 부인의 명의로 지난 2014년 7월께부터 현재까지 총 26회에 걸쳐, B씨의 경우 지난 해 6월께부터 총 3회의 급여와 1회의 수주성과급 명목으로 지급 받아 A씨와 B씨 모두 총 7600만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은성PSD 근로자로 등록돼 급여가 지급되는 사람들 중 허위 근로자 및 횡령금액이 더 있는지 수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인건비 지출 명목으로 가장한 뒤 세금포탈의 이익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원들이 가족 이름으로 직원 목록에 허위 등록해 새나간 급여가 실제 일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돌아갔다면 구의역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구의역 사고 당시 숨진 김 군의 경우 월 144만원을 받으며 근무했다.

반면 지난 3월 22일 은성PSD는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 36명의 연봉을 7300만원 인상한 바 있다.

서울메트로가 임금을 올리면 은성PSD에서 근무하는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들도 자동으로 연봉을 올린다는 계약서 규정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실제 일하지도 않는 임원들의 가족들이 가로채간 돈으로 김 군과 같은 계약직들 더 고용했으면 (운영을 하는 데)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경찰은 “다른 임원들도 비슷한 수법으로 횡령한 정확을 포착하고 해당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