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취임(5월 4일) 두 달 만에 당 안팎을 장악했다. 겉모습은 부드러운듯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서는 빠르게 결단을 내리는 외유내강(外柔內剛) 형 ‘밀당(밀고 당기기) 리더십’으로 취임 초기의 ‘맹탕 리더십’의 오명을 벗어냈다. 정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 비박계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하려다 친박계의 반발에 즉시 후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을 받고 당선됐다”며 “친박계의 요구에 계속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는 최근 당 안팎의 이슈를 주도하며 장악도를 한껏 높였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이 결산안 단독 표결 처리한 데 대해 ‘모든 상임위 일정 중단’으로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회 파행을 주도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음에도, 정치감각을 발휘해 주저 없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홍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유감을 표명했고 국회는 다시 정상화됐다. 이런 전례를 만듦에 따라 새누리당이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다소나마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계파 갈등의 뇌관’이었던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7인의 일괄 복당 문제가 예상보다 빨리 정리된 데에도 정 원내대표의 강력한 추진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꼭두각시가 아니냐’는 당 일각의 시선을 떨쳐버림과 동시에 계파 색채를 벗어난 지도부로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모욕을 느낀다”며 칩거에 들어간 김희옥 비대위원장을 찾아 ‘폴더 사과(허리를 90도 굽히는 사과)’로 당무 복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8ㆍ15 특별 사면을 건의해 관철한 것도 정 원내대표의 성과로 꼽힌다.
문제는 정 원내대표의 ‘속전속결(速戰速決)’ 식 의사결정 스타일에 불만을 나타내는 의원도 일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의원 불체포ㆍ면책특권에 대한 손질’과 ‘20대 국회 임기 4년간 세비 동결’을 주장했는데, 이를 공식화하기에 앞서 단 한 차례의 의견 수렴 과정도 없었다는 것이다. 탈당파 7인의 일괄 복당 결정 당시에도 정 원내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 절차 미흡’을 빌미삼은 친박계의 맹공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각종 현안 추진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 보니 당내 소통이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원내대표 경선에서 표를 대거 던진 친박계의 분노도 쌓여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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