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6개월째 금리를 동결,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내면서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ECB가 앞으로 돈줄을 풀어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나서겠다고 시사했지만, 위기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럽 위기가 리먼 브러더스 사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EU가 스페인에 ‘긴축없는’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제금융설이 확산된 스페인의 국채발행은 위기 국면의 또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CB 금리 동결 부양 시사= ECB는 6일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0%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6개월째 금리는 제자리에 묶였다. ECB가 은행권에 무제한으로 지원해 온 한 달 만기 자금 공급도 최대한 연장됐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향후 경기부양을 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해결을 도울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경기 부양과 함께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이같은 행보에 대해 “ECB가 움직일 준비는 돼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유로존 정부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드라기 총재의 상황 인식과 ECB의 대응 자세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금리 동결 이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EU 스페인에 긴축없는 구제금융 검토= 유로존 4위 경제대국인 스페인은 자금 조달 위기에 빠져 위기가 확산되는 국면이다. 스페인 정부는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2주안에 부실 은행권의 자본을 확충할 자구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800억 유로(117조 원)이 넘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 불투명하다.
EU와 독일은 자금난에 빠진 스페인의 은행권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긴급 검토 중이다. EU 집행위 관계자들은 “유로존의 상설구제금융기구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스페인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사실상 잃었다면서 유로존의 지원을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6일 스페인 정부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스페인은행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조건’만 부과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구제금융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EU가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에 자금을 주면서 엄격한 지원조건을 부과한 것과는 다른 방식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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