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기다림…36세 나이 거슬러 ‘무결점 스트라이커’ 20대로 회귀 스웨덴전 혼자서 두골…대역전극
D조선 레스콧·나스리 ‘장군멍군’ ‘앙숙’ 프랑스·잉글랜드 1-1 비겨
36년의 기다림은 길고도 길었지만, 그의 진가를 확인하는데는 7분이면 족했다.
축구선수로는 환갑에 가까운 36세. 그의 조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난생 처음 유로 무대를 밟았고, 그는 생애 마지막이 될 무대에서 드라마같은 2골을 터뜨렸다.
‘무결점 스트라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크라이나의 축구영웅 안드레이 셰브첸코가 2골을 터뜨리며 조국에 1승을 안겼다. 셰브첸코는 12일(한국시간) 우크라니아의 키에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12 D조 예선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뽑아내 2-1의 짜릿한 승리를 연출했다. 우크라이나의 유로 첫 골과 첫 승리의 이정표를 ‘사라져가는 전설’ 셰브첸코가 세운 것이다.
7만여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스타팅멤버로 그라운드에 나선 셰브첸코. 객관적인 전력상 우크라이나는 이브라히모비치가 버틴 스웨덴에 뒤지는 팀이었다. 예상대로 후반 7분 스웨덴의 이브라히모비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1-0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셰브첸코가 있었다. 골을 내준 지 3분만에 셰브첸코는 야르몰렌코의 크로스를 달려들어 머리로 방향을 바꾸는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키에프 구장은 용광로처럼 끌어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힘을 얻은 셰브첸코는 7분 뒤인 후반 17분 코르플란카의 코너킥을 가까운 포스트쪽으로 달려들며 헤딩으로 다시 한번 스웨덴 골문을 흔들었다. 이탈리아 무대에서 누구도 막을 수없는 골잡이로 활약하던 2000년대 초반의 셰브첸코가 돌아온 듯했다. 셰브첸코는 후반 36분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됐고, 우크라이나는 끝까지 리드를 지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셰브첸코는 나이도 많은데다 대회 직전까지 부상에 시달려 그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올레그 블로힌 감독은 그를 택했고, 선발 공격수로 기용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옳았다. 셰브첸코는 경기 후 “유로무대에서 뛸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었다.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없을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앙숙’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D조 예선에서 양팀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에서 한솥밥을 먹는 레스콧(잉글랜드)과 나스리(프랑스)의 골을 주고받은 끝에 1-1로 비겼다. 루니를 비롯해 주전 상당수가 빠진 잉글랜드는 유효슈팅이 단 1개에 그쳤을 만큼 고전했으나, 파상공세를 펼친 프랑스가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여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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