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너는 이쪽 적성이니 이것만 배워라’는 식으로 교육에 대해 선을 긋고 있습니다. (남궁민ㆍ서울 무학여고2)
“학교폭력의 근본적 해결방법은 학생과 교사 간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나승윤ㆍ서울 덕수고2)
10대들의 당찬 발언이 이어졌다. 함께 테이블에 앉은 현직 교장, 행정실장,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보다 최소 20살 이상 많은 어른들과 함께하는 토론이지만 10대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 주최 ‘500인 원탁토론, 서울 교육을 말하다’ 에선 당찬 고교생 60여명을 만날 수 있었다. 교육 당국과 기성 세대를 향한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은 시교육청이 학부모, 학생, 교사, 교육전문가, 시민 500여명과 함께 ‘2013 서울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대규모 타운미팅 방식을 적용해 이뤄졌다.
18세 고교생과 60세 교장이 한 테이블에 앉아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이날 토론은 큰 즐거움이 됐다. 장진현(서울 인헌고2)군은 “어른들이 우리의 의견을 경청해주셔서 더 자신감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4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 결과 ‘다양한 학생 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과 ‘노후시설 개선 및 도서관 확충 등 공교육의 질을 향상’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제시된 의견을 내년도 예산 책정 시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연 실질 정책과 연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있는 곽 교육감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을 시 그가 교육감 신분으로 2013년을 맞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 집행 기관이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은 매우 바람직하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감의 일신(一身) 변화와 상관 없이 이런 기회를 더욱 늘려가길 바란다. 그것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서울 교육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 500명 시민의 노력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sjp1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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