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글로벌 경제…창업주들 도전정신서 새 길을 찾다
요즘, 죽겠습니다. 도통 살맛이 안 납니다. 도대체 신나는 일이 없습니다.
집이나 회사에서나 어깨가 축 처집니다. 말이 가장(家長)이지, 동네북입니다. 아내는 뾰로통합니다. 아파트 대출 이자가 늘어 한 달에 10만원 넘게 더 나간다고 투덜댑니다. 말로만 떠드는 ‘반값 등록금’은 언제 되느냐고 아무 책임도 없는 가장에게 닦달을 합니다. 놀이공원, 콘도 여행은 잊은 지 오랩니다. 휴일이면 동네 놀이터를 서성거리거나 돈이 안 드는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곳으로 여행지(?)를 정한 지 꽤 됐습니다.
회사에선 더 가시방석입니다. 사장님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직속상사인 부장은 매일 오만상을 찌푸리며 성과를 채근합니다. 웃고 떠들던 회식자리는 옛말이 됐습니다. 매일 긴장돼 오금이 다 저립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탓이라고 합니다. “대공황보다도 더 큰 위기가 찾아왔대”라고들 수군댑니다. 유럽발 위기가 우리 가계는 물론 기업,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립니다.
그런데도 이상합니다. 우리 사회 지도층은 그런데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계가 죽든, 기업이 죽든 나 몰라라 합니다. 입담깨나 세다는, 난다 긴다 하는 이들은 온통 ‘종북’이나 ‘색깔론’에 매달리고 있고, 기껏 찍어줬더니 새 국회는 상임위를 놓고 매일 싸우면서 공회전 중입니다. 대선주자들은 사대문에 병자(病者)들이 들끓는데도 구제할 생각은 않고 당장 권력을 어떻게 잡느냐에 매몰돼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큰일입니다.
아, 푸념이 너무 길었습니다. 본론을 말하려 합니다.
세상이 어렵고 각박할수록 우리는 전설(傳說)을 그리워합니다. 전설은 민초들에겐 꿈이니까요. 그 전설의 주인공이 바로 ‘창업주’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좌표를 잃은 세계경제, 아니 국내경제에 창업주의 도전과 위기돌파 능력은 ‘부활의 확신’을 줍니다. 세계경기는 불치의 병에 걸렸다고 하고, 한국도 이에 감염됐습니다. 어쩌면 화타(華陀)가 온다고 해도 다시 살릴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창업주의 불굴의 의지는 흔들거리는 한국경제에 한 줄기 희망일지 모릅니다.
“마음속에 불안을 품은 채 착수하면 주저해 전력투구를 못하게 된다”며 확신으로 오늘날 삼성을 일군 이병철 창업회장, “이봐, 해보기는 해봤어?”라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등.
이들 창업주의 지칠 줄 모르는 개척정신과 함께 어우러진 선견과 예지는 오늘날 ‘글로벌 패닉’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창업주 정신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독재시대에 편승, 부(富)를 일구고 오늘의 재벌을 만들었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창업주들은 최소한 우리에게 좌절하지 않는 법, 정신적 혼란에 머무르지 않는 법, 시대적 당위성을 외면하는 비겁자가 되지 않는 법 등을 가르쳐줄 것입니다. 이제 창업주, 당신들을 만나러 갑니다. 당신들이 만들어놓은 ‘전설의 문(門)’을 하나씩 두드려봄으로써 우리도 살길을 찾아보려 합니다. 혹시 압니까. 당신들은 화타는 아니지만, 당신들을 통해 우리가 화타의 기술을 조금은 터득할 수 있을지….
<김영상 기자> /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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