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수도관 길이 늘려…공사내역서 부풀려 지원금 더 받아 입주자 대표ㆍ관리사무소ㆍ건설사 직원 짬짜미…감시 공백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아파트 시설 교체 공사를 하면서 공사 내역서 등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서울시 지원금을 가로챈 입주자 대표와 관리사무소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단지 아파트 노후 수도관 교체 공사를 하면서 수도관 길이를 부풀려 공사 지원금 일부를 빼돌린 혐의(사기)로 아파트 동대표 김모(66) 씨 등 7명을 검거,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서울 마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동대표를 맡고 있던 김 씨와 관리사무소 직원인 이모(57) 씨는 아파트 노후 시설 관련 공사를 발주하기 전 발주 내역을 부풀리기로 결심했다. 또 해당 건설사ㆍ건축 설계사 관계자들도 이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시공이 필요한 노후 수도관의 길이가 2740m임에도 불구하고 설계도면과 공사 내역서에 공사가 필요한 수도관의 길이를 3857m로 높여 적었다. 김 씨 등은 이러한 방법으로 공사비를 부풀리고 이를 근거로 서울시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로부터 8억5000만원의 공사비를 지급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실제 공사비는 4억6800만원에 불과했다.
수억 원대의 공사비를 승인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서울시 측은 도급계약서, 설계도면, 설계 내역서 등 제출된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총 공사금액만 비교하면서 형식적인 검사만 한 뒤 공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이 매수된 경우여서 공사 제안부터 입찰에 의한 업체 선정, 공사비 지급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구조”라며 “관리사무소 직원도 입주자대표회의 핵심인물, 공사 업체 등과 공모했기 때문에 아무도 문제를 적발할 수 없었던 환경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노후 수도관 교체 공사 지원 사업의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서울시 지원금이 지급된 다른 아파트 공사도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korean.gu@heraldcorp.com
<사진설명> 아파트 동대표를 맡고 있던 김 씨와 관리사무소 직원인 이 씨는 건설사ㆍ건축 설계사 관계자들과 짜고 아파트 노후시설 관련 공사를 발주하기 전 발주 내역을 부풀리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이들은 노후 수도관의 길이를 2740m에서 3857m로 늘렸고 이에 상응하는 지원금을 더 받아 가로챘다. 사진은 관리사무소 직원 이 씨 등이 근무하던 현장. [사진제공=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그래픽 설명> 서울시에서는 2007년부터 일반주택, 공동주택(아파트)에서 노후된 수도관을 교체할 경우 기준에 따라 총 공사비 중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시에서 지원한 일반주택, 공동주택 노후 수도관 교체공사 지원비는 794억 원 가량이다, 한편 2016년 예산은 448억 원 가량이다. [출처=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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