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으로 결정되자 노동계가 전면 투쟁을 선언하며 하투(夏鬪) 대오를갖추고 있다.
이에 경영계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은 부담을 가중시키는 처사라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노사 양측 위원이 참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원회 심의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은 공통된 목소리다. 더구나 노동계의 결의대회 등 하투가 본격화되면 침체된 생산 및 소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는 다시 근로자는 물론 중소업체와 자영업자들에게 부메랑이 된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6일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지난해보다 7.3% 인상된 647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1만원 인상을 주장해 왔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번 결정은 두자릿 수는 커녕 전년도(8.1%) 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인상률”이라며 “사용자 측 요구안인 시급 6470원으로 결정한 최저임금위원회의 사망을 선고한다“고 비판했다.
20대 총선에서 여야 모두 두 자릿수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공약으로 제시한데다 미국,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최저임금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노동계의 기대감도 컸었다. 하지만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률이 전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결정되자 최저임금위의 심의 결정 방식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경영계도 7%가 넘는 인상률은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지적하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ㆍ중소기업의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될 것”이라며 “최저임금은 비록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최종안으로 의결됐지만 이는 공익위원들의 지속적인 증액 요구에 따라 제시된 것으로 사실상 공익위원안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어 “내년부터 최저임금 시급당 6470원이 적용되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86.6%가 일하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매년 2조5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생존권 문제로까지 직결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에 이번 결정 철회와 재조정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체 소상공인들과 연대해 생존권 사수를 위한 집단행동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현재의 심의회 방식으로는 국내 경제 여건, 전체 산업 전반을 고려해야하는 최저임금 결정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ㆍ사용자위원ㆍ공익위원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두고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매번 대립각을 세우다보니 합의점에 이르기 힘들어 결국 공익위원이 캐스팅보드를 쥐고 의결하는 일이 반복돼왔다. 이는 곧 최저임금의 주체가 아닌 정부의 뜻대로 최저임금 안이 최종 결정돼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노사 대표가 직접 참여하기보다 이들이 추천한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사 대표가 직접 참여해 주고받기 식으로 의결하는 것보다 노사 공동으로 추천한 전문가들이 객관적 관점에서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논의 과정이 공개되고, 속기록도 있는 국회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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