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폐막한 제11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을 강력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이 채택되면서 우리 정부는 대북제재의 일관성을 확고히 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동시에 한 테이블에 앉은 중ㆍ러와는 짧은 대화조차 없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로 인해 발생한 갈등을 수습할 길이 멀다는 것 역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5일 ASEM 갈라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양 옆에 두고 앉았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같은 테이블이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나 중국 정상과는 관련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대중, 대러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해 사드를 의도적으로 화제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까지나 회피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 전략에 대한 고심이 엿보인다. 일본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대놓고 얼굴을 붉힌 것과 달리 박 대통령이 남중국해에 대해 침묵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반면 메드베데프 총리는 총회 연설에서 “지역적, 세계적 수준에서 군비 경쟁 강화와 핵비확산 체제 약화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한반도에서 대규모 위기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도발과 함께 한ㆍ미의 군사적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제재 공조가 반쪽짜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확실한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할 필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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