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원승일 기자]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23년만에 동시파업에 들어가고 금속노조가 상경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금융노조와 공공운수노조까지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하투(夏鬪)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 짝이 없다. 대기업 정규직으로 있는 상위 10%가 벌이는 ‘그들만의 총파업’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0.3%로 17년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향후 개선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3배인 3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저임금도 받지못하는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13.7%인 264만명으로 역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런데 평균연봉 9400만원을 받는 현대차의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기준으로 각각 현대차 임금의 34%와 29%에 불과한 2,3차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이번 파업은 남의 나라 일로 느껴질법하다. 대기업이나 금융권 공공부문 정규직이 아닌 나머지 90% 근로자들에게 이번 총파업은 사치로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브렉시트’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의 추격으로 해외시장이 눈에 띄게 좁아져 가고 있으며, 특히 조선산업의 경우 중국의 저가수주 공세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받고 있다. 기업 정상화와 유망산업 재편을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노조도 뼈를 깎는 희생과 양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총파업을 벌이는 대기업 노조에게는 협력업체 근로자, 미취업 청년은 보이지 않고 ‘사회적 책임’이란 단어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19일 부분파업에 이어 20일에도 동시 파업을 이어간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브리핑에서 “원청업체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면 2·3차 협력업체에 청년들이 더 많이 취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청년의 취업 희망을 뺏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2·3차 협력업체의 상시적인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22일 전국 15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고 조합원 상경투쟁에 이어 23일 특근 거부 투쟁 등을 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19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95.7%의 찬성률로 파업을 의결, 9월중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 등도 성과연봉제 도입 중단을 오치며 9월 전면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사 모두 생존이란 인식을 공유하고, 파업이란 극단적 대립보다 협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과급 인상 등 조합원들의 이익만 관철하려하기 보다 청년 등 구직자와 실업자를 위한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보호 등 사회적 역할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구조조정에 반대해 파업이 장기화되면 노사 모두 공멸하는 것”이라며 “구조조정에 따른 사업재편을 통해 기업이 정상화되고, 채용 여력을 넓힐 수 있도록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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