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인진흥원 이태용 원장 인터뷰

다이슨이나 뱅앤울룹슨 불황속에서도 높은 경영성과

정부 주도형 디자인 진흥정책 英·佛·덴마크 등서 벤치마킹 국가 아젠다로 설정해야…

디자인R&D 부족한 기업지원 하반기 ‘디자인연구소’가동 “중소기업 경쟁력 항상의 열쇠는 디자인이다. 애플이나 삼성전자를 보라.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이슨이나 뱅앤울룹슨은 어떤가. 디자인역량을 혁신한 기업들은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높은 경영성과를 달성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 정책 새판짜기에 나섰다. 진흥원은 그동안 지식경제부 산하의 한적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에 불과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기술ㆍ제조역량 외에 이제 디자인역량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국민적인 컨센서스가 이뤄진 상태. 진흥원의 역할이 커졌다.

이태용(57)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우리 디자인생태계는 사실 저임금과 착취구조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었다”며 “범정부적인 디자인산업 발전, 디자인생태계의 거버넌스를 도출해 이를 정책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칭 ‘국가디자인위원회’구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 인터뷰./ 안훈기자 rosedale@ 2012.06.26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 인터뷰./ 안훈기자 rosedale@ 2012.06.26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 인터뷰./ 안훈기자 rosedale@ 2012.06.26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 인터뷰./ 안훈기자 rosedale@ 2012.06.26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 인터뷰./ 안훈기자 rosedale@ 2012.06.26 이태용 디자인진흥원장 인터뷰./ 안훈기자 rosedale@ 2012.06.26

따라서 연구개발(R&D)과 함께 디자인을 국가 아젠다로 설정, 지금과는 다른 대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정부 주도형 디자인 진흥정책은 해외에서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이 우리나라의 디자인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중문화의 K-팝이 있다면 K-디자인과 같은 ‘디자인한류’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게 이 원장의 믿음이다. 이 원장은 “R&D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디자인역량 혁신이다. 기술과 품질 다음에 디자인이 부가돼야 제품의 가치혁신이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디자인 혁신을 위해서는 디자인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중소기업 경영자(CEO)들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2008년 7월∼2011년 8월)을 지낸 그가 디자인진흥원장에 취임한 것은 지난 3월 27일.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원장이 파악한 문제는 디자인 용역의 불공정 거래관행.

3000여개에 이르는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들이 용역을 수행하고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회사 탄생은 불가능하다. 국내 디자인산업 규모도 연간 7조원 정도로 미국(80조원), 영국(28조원), 일본(26조원)의 10∼4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는 향후 디자인용역 표준계약서 도입, 위ㆍ수탁사업 종속관계 개선 등 ‘디자인 동반성장’ 정책을 역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적으로 지난 10년간 국가 R&D예산이 10배 250% 증가했을 때 디자인예산은 50% 증가에 그쳤다. 디자인이 제조업에 부가가치의 날개를 달아주는 지식기반산업이란 측면에서 볼 때 푸대접은 지나친 면이 있다.

이 원장은 “디자인은 R&D의 3분의 1 비용으로 매출효과가 R&D(5배) 보다 3배(14.4배)나 높게 나타난다”며 “다이슨이나 뱅앤울룹슨의 경우에서 보듯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열쇠는 바로 디자인에 있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현재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디자인 경영마인드 교육을 실시 중이다. 디자인 이론은 물론 각 정책이나 기업의 당면 문제점을 사례별로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해준다.

이와 함께 디자인R&D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거점 ‘디자인연구소’ 설립을 추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또 국가를 대표하는 차세대 디자인리더 육성, 공학기술 융합형 디자인 교육제도 확산, 초등학생 대상 디자인 조기교육 등에 실시할 방침이다. 이밖에 의료서비스 분야의 디자인 활용방안을 제시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건강보험재정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디자인’ 사업도 시작했다.

이 원장은 “취임하고 나서 보니 할일이 너무 많다. 임중도원(任重道遠ㆍ임무는 막중한데 갈 길은 멀다)의 심정”이라며 “각 분야 로드맵을 만들어 차근차근 추진해보겠다”고 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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