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도제 기자] 속담 중에 ‘과부는 은(銀)이 서 말, 홀아비는 이가 서 말’이 있다. 여성의 생활력을 강조하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이 나이가 들면 남성보다 더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65세이상 1만15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1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남성 노인의 비율이 42.5%인데 비해 여성은 26.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후의 가장 중요한 소득원인 공적연금 가입률도 여성은 12.7%로 남성(41.9%)의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가족·사회 관계에서도 여성 노인은 남성보다 힘든 처지였다.
배우자가 있는 비율(유배우율)이 남성은 90.6%에 이르지만, 여성은 절반 정도(49.9%)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가족 없이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경우, 여성 노인 비중은 29.5%로, 남성(6.5%)의 4배를 웃돌았다.
여성 노인의 단체활동 참가율은 30.0%, 경제활동, 단체활동, 자원봉사 등 총체적 사회참여율은 48.4%였다.이에 반해 남성 노인은 각각 48.1%, 66.7% 였다.
신체·정신적 건강 측면에서도 여성 노인은 남성보다 더 많은 고통을 호소했다.
여성 노인의 대부분(93.7%)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이 비율이 남성(81.8%)보다 높았고, 옷 입기·세수·대소변 등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신체적 기능 장애를 겪는 비율(17.6%)도 남성(11.4%)을 웃돌았다. 인지기능이 떨어진 경우도 여성(30.9%)이 남성(25.4%)보다 많았다.
버스 등 대중교통 타고 내리기, 계단이나 경사 오르내리기 등이 불편해 외출이 힘들다는 답변을 한 여성 노인은 69.8%였지만, 남성 노인은 44.8%에 달했다.
여성 노인 33.6%는 우울증을 경험했고, 12.2%는 60세 이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각각 23.3%, 9.9%인 남성 노인의 우울증 및 자살생각 경험률보다 모두 높은 수준이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여성이 전통적 성 역할 수행 과정에서 지속적,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되기때문에 독자적 노후소득 준비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여기에 여성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까지 남성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 노인의 경제적 의존, 신체 기능 저하에 따른 생활 불편,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dj24@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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