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400m 이어 200m서도 2위 … 불리한 신체조건 극복하고 올림픽 4번째 메달 수확
박태환이 환하게 웃었다.
박태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200m 결선에서 라이벌 쑨양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과 쑨양은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으며(1분44초93) 프랑스의 야닉 아넬(1분43초14)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시상대에 오른 박태환의 미소는 편안했다. 최선을 다해 아쉬움의 여지를 남기지 않은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여유로운 미소였다. 지난 29일 자유형 400m 예선 실격파동에 따른 심적 부담을 이기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보인 복잡한 표정은 사라지고 없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 박태환은 쑨양과 가벼운 농담을 나누며 결과를 즐겼다. 쑨양은 먼저 시상대에 오른 박태환에게 박수로 존경을 표했다. 뒤이어 오른 쑨양은 박태환 옆에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았다. 이틀 전 어색한 상황에서 위아래로 섰던 두 라이벌은 다시 친구가 돼 있었다. 시상식장에 울려 퍼지는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ㆍ프랑스 국가)’를 잊게 만드는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그동안 자유형 200m는 그야말로 ‘강호의 절정고수’만이 명함을 내밀 수 있었던 종목이었다. 올림픽 역사상 이 종목에서 동양인 선수가 정상을 차지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 수영의 변방인 대한민국 선수가 결선에 올라 정상을 위협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적인 셈이다.
이 종목의 강자는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비롯한 서양 선수다. 큰 신장을 가진 서양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이다. 박태환의 신장은 183㎝에 불과하다. 함께 은메달을 따낸 쑨양은 198㎝, 금메달을 목에 건 아넬은 무려 202㎝다. 라이벌과 비교해 박태환은 10㎝ 이상 작다. 그러나 박태환은 작은 체구로 쑨양, 세계기록 보유자 파울 비더만(독일), 미국 수영의 자존심 라이언 록티(미국) 등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박태환은 이번 은메달로 올림픽 통산 네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선수가 하계 올림픽에서 2회 연속 2개의 메달을 수확한 것도 박태환이 처음이다. 여자 선수까지 포함해도 세 번째다. 또한 불리한 신체조건과 실격파동으로 인한 심적 부담이라는 시련을 극복하고 얻어낸 은메달이어서 그 무게는 여느 금메달 이상으로 무겁다. 시련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은 아름답다. 박태환이 꽃처럼 웃었다. 참 아름답다.
<정진영 기자> /123@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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