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의 대권가도에 악재가 속출하고 있다. 4ㆍ11 총선의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쇄신을 이끌었던 박근혜 후보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내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나서서 공천헌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코너에 몰린 박 후보의 돌파책에 관심이 쏠린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는 저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모두의 책임이다. 그리고 책임의 정점에는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근혜 후보에게 있다”면서 “가장 큰 책임을 갖고 있는 박 후보가 국민들에게 이 사태에 대한 사과의 말을 하는 게 옳다. 거기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과의 정도는 강하면 강할수록,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박 전 위원장에게 엄청난 정치적 위기”라면서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비리에 대해 기소되고 난 다음에 사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단 대국민 사과를 통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 측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조윤선 박근혜 경선 캠프 대변인은 5일 “일단 당에서 추진 중인 연석회의나 오늘 정책토크가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박 후보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문이 ‘박(朴ㆍ박근혜) 대 비박 3인(非朴 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간 갈등으로 격화되는 것은 박 후보 측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박근혜 후보가 직접 나서서 해결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평소 성격상,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박 후보는 당 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주요 선거를 앞두고 ‘돈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검찰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로 파문을 최소화했다. 지난 2006년 5ㆍ31 지방선거 당시나 4ㆍ11 총선 당시에도 문제가 불거진 다음날 곧바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파문은 박 후보가 공식적인 당직이 없어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는 데다 자신이 직접 뛰는 대선을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앞서 박 후보의 초강수 드라이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데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평소 박 전 위원장의 스타일상 정해진 경선에 집중하고, 비박들이 끝내 거부한다면 그때 가서 해결책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에서도 이번 파문의 대응책을 놓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비박주자들과 연석회의를 제안, 백방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비박주자들이 당 중진을 포함한 대형 연석회의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현 전 의원의 금품 수수 진위 여부를 떠나 그동안 신뢰, 원칙을 강조해온 박 후보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4ㆍ11 총선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쇄신을 이끌었고, “시스템 공천으로 정치 쇄신의 분기점을 만들겠다”며 공천 개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비박계 주자들이 일제히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며 ‘박근혜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혐의가 파문으로 그치지 않고, 사실로 판명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끝까지 1%라도 더 끌어올려야 하는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에 마이너스가 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박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외쳐왔던 국회 쇄신 노력이 완전히 물 건너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진위여부를 떠나 파문에 대한 공식 사과를 표시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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