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기업은 물론 국가의 흥망성쇠도 리더십에 달렸다는 명제에 토를 달 이는 없다. 이는 우리가 봐온 숱한 역사적 사실로 이미 증명됐다.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정치적 리더십이 실종되면서 경제적 리더십도 표류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니 동반성장이니 숱한 거대 담론에 갇힌 채 경제주체들은 좌고우면 할 뿐이다. 게다가 정권말기 현상에 글로벌 침체라는 필요충분조건도 완비됐다. 기차는 달리고 싶지만 누구도 엔진을 켤 수는 없는 지경이다.
우리나라가 저성장과 침체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인적자원 관리 측면에서 무엇보다 리더십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리더십이란 ‘바람직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주어진 지위나 힘에 의존하지 않고 비전ㆍ동기부여ㆍ정직함ㆍ실력ㆍ헌신 등 바람직한 수단을 통해 조직을 이끄는 상태를 말한다.
2012년 7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런 리더십은 있는가 없는가?
실제 한 경영 컨설팅업체의 최근 연구조사 자료도 이런 리더십 위기가 잘 반영돼 있다.
8일 타워스왓슨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해 낙제점(30∼40점)을 주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 직장인 1000명을 비롯한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 28개국에서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 글로벌 인적자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 직장인 37%만이 경영진의 능력과 비전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는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경제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38%)보다 낮은 수치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12개 고성장 국가의 경우 경영진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는 58%에 달했다. 전세계 평균은 48%다.
조사에서는 또 절반 가량의 직장인이 회사의 경영목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이 맡은 업무의 가치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경영진 스스로 자신이 내세운 목표와 가치에 맞춰 일관성 있는 경영을 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60%에 달했다. 대부분의 경영진이 회사의 발전이 직원 개인의 발전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목표와 가치관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직장인들의 불신의 대상에는 경영진 뿐 아니라 직속 상사 등 중간관리자도 포함된다. 절반도 안 되는 41%의 직장인만이 직속 상사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경제위기 국가(55%)의 직장인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한마디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리더 또는 팀리더와 직원간 불신과 불통(不通)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뜻이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주성엔지니어링 대표)도 26일 전경련 제주포럼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려면 과거처럼 일을 지시하던 보스(Boss)형 리더에서 벗어나 혁신을 이끄는 창조형 리더가 필요하다”고.
리더십 위기는 기업의 최대 자산인 직원들을 겉돌게 하고 있다.
앞의 조사에서 직장인 84%는 업무에 지속적으로 몰입하지 못했으며, 열정도 떨어져 ‘마지못해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와 일에 애정을 못 느끼지 못하다 보니 항상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35%의 직장인이 이미 조직에서 마음이 떠나 적절한 제의만 있으면 이직하겠다고 답했다.
경영교육업체 휴넷의 조영탁 대표는 이와 관련, “현재 우리사회 리더십의 위기 원인은 소통부재, 인기영합, 좌고우면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정치 리더 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진도 멀리 보고 올바른 길을 가려는 태도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리더의시각과 대중의 시각은 다를 수 있기에 한 번 정한 일은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결단력도 리더에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why37@heraldm.com
▶경제단계별 리더십 신뢰도(평균)
한국 37%
전세계 48%
고성장 국가 58%
선진국 42%
선진국(경기침체) 42%
경제위기 국가 38%
*고성장 국가-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터키, 아랍에미레이트
*선진국-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호주, 한국
*선진국(경기침체)-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경제위기 국가-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출처=타워왓슨, 28개국 직장인 3만2000명 대상 조사(2012년 3∼6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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