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애프터 올림픽 마케팅도 스타트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84년간 꾸준히 올림픽 공식후원사로 뛰고 있는 코카콜라, 런던올림픽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상의 성화 봉송 기회를 제공한 삼성전자, 펜싱 신아람 선수의 ‘멈춰버린 1초’ 실수만 없었다면 안도했을 오메가. 이들 세계적인 기업들의 공통점은 올림픽으로 대표되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를 마케팅에 적절하게 활용해온 스포츠 마케팅의 대가들이란 점이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FㆍIㆍD’로 대표되는 3대 성공 포인트를 공략한 기업들이 2012 ‘런던마케팅’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FㆍIㆍD는 적합성(fitness), 통합성(integration), 지속성(durability)의 영문 앞글자를 딴 것. 적합성은 스폰서십 대상이 되는 경기, 종목, 팀과 선수가 가진 특성과 기업의 마케팅 목표 및 브랜드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으로 한화그룹은 화약 생산과 연관이 깊은 사격을 10년 넘게 뒷바라지해 적합성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얻었다.
인텔은 1995년부터 토요타 F1 레이싱팀을 후원해 목표 고객에게 가장 빠른 프로세서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삼성전자는 네이션스컵 승마대회를 후원하며 유럽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도 1992년부터 20년간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번 올림픽 펜싱 경기에서 신아람 선수를 울린 ‘도둑 맞은 1초’라는 결정적 오류를 범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해야 했다.
통합성의 핵심은 창의적인 통합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삼성전자의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은 영국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런던 내 4군데에 소개된 프리미엄 전시공간 ‘삼성모바일핀’에는 40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성화봉송 후원사로서 삼성 브랜드를 체험한 영국인 숫자는 1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속성을 위해 전문가들은 스폰서십 대상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브랜드로 전이(spill over) 되기까지 최소한 3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카콜라는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 이후 꾸준히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고 아디다스는 1954년 이후 월드컵 스폰서십이며 말보로와 롤렉스는 각각 1971년과 1978년부터 F1과 브리티쉬 오픈의 스폰서로 뛰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긴 세월을 비인기 종목과 함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3년 탁구팀을 창단해 40년간 여자 탁구를 지원하며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08년 제20대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아 탁구 업계를 이끌고 있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에 이어 20년간 사격을 후원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회장 손길승 명예회장)로서 연간 협회 운영비와 선수단 훈련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FㆍIㆍD와 더불어 국내 기업들은 한국적인 정(情)과 의리로 비인기 종목을 응원해왔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8년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은 뒤 434억원을 기부해 전용경기장을 마련했고 올초에는 해체위기에 놓였던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팀을 인수, SK슈가글라이더즈로 재탄생시켰다. 손길승 SK 명예회장도 펜싱연맹을 이끌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올림픽 2연패, 런던올림픽 2개 금메달의 신화를 쓴 사격의 진종오 선수를 KT 정직원으로서 지원하며 금빛 표적을 적중한 한정판 권총을 선사했다. 삼성은 레슬링, 육상, 빙상 등 경기단체의 회장(명예회장 포함)을 맡고 있으며 탁구, 레슬링, 육상, 배드민턴, 태권도 등 올림픽 출전 5개 종목의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도 사격연맹 회장사로서 금메달 사냥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이처럼 비인기 종목에 대한 재계의 지원은 상상을 넘어서 지난해 10대 그룹의 스포츠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4276억원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예산 8403억원의 절반 수준에 달했고 이중 1325억원은 비인기 종목에 지원됐다.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는 광고 및 매출 증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보여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는 2008 베이징올림픽 직후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21.2%로 1년전 11.4%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도 1999년 고작 31억달러로 순위권 밖이던 것이 지난해는 234억3000만달러로 17위에 올랐다. 또 SK경영경제연구소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전세계 시장에서 10조원의 광고 및 판매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추정했다.
기업들은 이미 런던올림픽 이후 마케팅 구상에 여념이 없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가 프로 스포츠에 빠져 잊고 지내는 사이에도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음지에서 피나는 노력을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며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드릴 것을 약속하며 기업 이미지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애프터 올림픽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수단의 금의환향을 바랐다.
ryus@heraldm.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