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 범죄 갈수록 느는데…솜방망이 처벌 그대로…

나영이 가해자 등 대부분 감형 피해자 성인되면 가해자 출소 국민적 공분 가중처벌 목소리

2008년 나영이 사태를 비롯해 최근 통영 초등학생 살인 사건까지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들 사건은 어린아이를 겨냥한 범죄라는 점에서 분노를 자아내지만, 인면수심의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형량이 7년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국민의 화를 돋우고 있다.

일례로 2008년 12월 만취 상태로 8살 나영이(가명)를 성폭행해 신체 기능 일부를 영원히 훼손시킨 조두순. 그는 1심 검찰 구형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다. 하지만 “술에 취해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펴 최종 징역 12년형으로 줄었다.

조두순의 형이 확정된 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가 성인이 될 때쯤 조두순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그야말로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 범죄는 949건이다. 하루 평균 3명의 어린이가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보고되는 것만 이 정도니, 묻히는 사건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아동 대상 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 선고되는 형량은 양형기준의 최저선에도 못 미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13세 미만 성범죄(상해)의 경우 기본과 감경, 가중영역을 포함해 평균 징역 6.72년이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 성폭력 사범은 기본 양형기준이 7~10년, 조두순 사건과 같이 성범죄로 상해가 발생한 경우 기본영역이 9~13년, 가중영역은 11~15년 또는 최대 무기징역이다.

가중처벌은 고사하고 오히려 판사의 재량으로 아동 성범죄자의 형량을 감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13세 미만 성범죄(상해) 범죄 30건 중 16건(53.3%)이 감경처분을 받았고, 가중처벌을 받은 것은 5건(16.7%)에 불과했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조두순이 감형을 받아 12년형을 받은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면서 “형량기준을 무조건 높이는 것보다 판사가 가해자에 맞는 적절한 처벌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법제위원인 서영교 의원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13세 이하의 어린이에 대해 성범죄를 저지르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면서 “우리나라도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자를 무기징역에 처해야 한다. 현재 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또 “우리나라는 현재 아동 음란물을 소지한 경우 벌금 2000만원만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에는 아동 음란물 소지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다”면서 아동ㆍ청소년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