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셰프스테이블’ 첫수업 현장 가보니…
“자, 생선 살만 발라내는 법 알려줄게요. 행주에 감싸 한 손으로 꼬리를 잡고….”
생선 껍질을 벗기고 칼로 뼈를 발라내는 신용일 셰프(주방장)의 정교한 손놀림이 이어진다. 13명의 요리사 지망생은 휴대폰 카메라로 연신 셰프의 손놀림을 찍으며 그의 노하우를 담아가려 애쓴다. 말로만 들었던 유명 셰프가 눈 앞에서 직접 요리법을 전수해주는 상황.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다리가 후들거릴만 하지만 이들은 감탄 대신 질문을 던지며 차분히 수업에 적응해갔다.
지난달 27일 CJ푸드빌 쌍림동 사옥 1층 백설요리원에서 진행된 ‘셰프스테이블(chef’s table)’의 첫 수업 모습이었다.
‘셰프스테이블’은 CJ푸드빌이 그룹의 사회공헌재단인 도너스캠프, 요리전문 케이블채널 올리브와 함께 요리 꿈나무에게 실무교육과 현장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13명의 참가자는 CJ도너스캠프가 후원하고 있는 지역 공부방에서 요리사의 꿈을 가진 학생을 추천받아 뽑았다. 참가자 중 일부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다.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열정만 있을 뿐, 방법을 찾기 어려운 이도 있다. 이런 난관을 풀기 위해 CJ푸드빌은 장학금 지원과 실무교육 등 맞춤식 교육을 마련했다.
교육은 10일간 요리수업과 2주간 CJ푸드빌 인턴근무 등으로 이뤄진다. CJ그룹 내 마케터로부터 마케팅 수업도 받는다. 하지만 참가자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역시 유명 셰프로부터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는 요리수업이다. 요리수업에는 가로수길 맛집인 ‘엘본 더 테이블’의 최현석 셰프, 사찰음식의 대가인 선재스님 등 유명 인사가 총출동한다.
지난달 27일은 인사동에서 병과점 ‘합’을 운영하고 있는 신용일 셰프가 민어전과 고추장아찌로 수업을 진행했다. 생선 뼈 뽑는 요령, 장아찌 양념을 고루 배게 하는 법 등 수시로 튀어나오는 셰프의 노하우를 담느라 지망생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신 셰프는 많은 말을 쏟아냈지만, 지망생이 짧은 시간 안에 셰프의 노하우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민어 살을 다듬고 전을 부치는 손은 연신 허둥거렸다.
‘매의 눈’으로 지망생의 요리를 훑어본 신 셰프는 “전을 너무 쉽게 봤죠?”라는 한마디로 머쓱한 지망생의 고개를 더 숙이게 만들었다.
조용하지만 다부진 셰프의 질타는 계속됐다.
“손님이 먹기 적정한 양이 어느 정도인지, 전을 왜 이렇게 부치는 건지 나에게 물어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민어전이 간단해 보이지만 요리는 절대 간단한 게 없어요.”
첫날부터 한 나절을 꼬박 채워 수업을 들은 지망생은 민망한 표정과 지친 손길로 설거지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냥 설레고 흥분됐던 시작 때의 모습과 달리 눈빛은 한층 매서워졌다.
이번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제주에서 올라왔다는 신효진(18ㆍ여) 학생은 “선생님이 유명한 셰프지만 직접 보니 친근한 느낌이 들고, 차근차근 가르쳐주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방학 동안 바쁘겠지만 앞으로 수업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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