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0억원 드라마 최고 수익은 고작 3억원
-국제공동제작 통한 해외시장 진출이 해법
-TV 콘텐츠 마켓 최일선 프로듀서가 전하는 안내서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양질의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제작비 이상의 회수가 보장되는 시장 환경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국내에서 드라마를 제작하면 보통 10억원 정도 제작비가 든다. 높은 시청률과 첨단 유행, 갖가지 이슈를 몰고 오는 드라마 화제작은 국내 시장에서 얼마 정도에 판매될까.
정답은 ‘주말 황금시간대에 방송해 광고를 완판해도 최고 수익이 3억원에 그친다’이다. 아무리 양질의 드라마로 성공해도 해외시장과 2차시장을 잡지 못하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협소한 규모에 불과한 것이 국내 시장의 현실이다.
KBS 국제협력실 팀장인 배기형 PD는 신간 ‘텔레비전 콘텐츠 마켓과 글로벌 프로듀싱’(커뮤니케이션북스/2만1000원)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내수시장만으로 제작비를 보전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밖에 없다. 즉, 최고의 시장 성과를 거두더라도 국내에서만 판매된다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다.
냉엄한 현실 같지만 오히려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 국내 지상파 3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가능성은 되려 크게 열려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국제공동제작 방식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이다. 글로벌 프로듀싱을 활용하면 제작자는 해외 파트너를 찾아 미리 투자를 받고 판매망도 확보할 수 있다. 수요의 불확실성과 위험요인을 분산시키고 후속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생산해 회수한 제작비를 또다시 새로운 콘텐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쉬운 예로 K-Pop의 성공 배경에도 글로벌 프로듀싱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대형 기획사들은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현지화를 꾀했다. ‘글로벌 캐스팅’으로 다국적 멤버를 구성하거나 곡 작업이나 안무에서 글로벌 스태프를 투입했다.
세계적인 방송사들도 이미 글로벌 프로듀싱을 일반화하고 있다. 영국의 BBC나 프랑스의 프랑스 텔레비전, ARTE, 독일의 ZDF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 NHK도 대형 다큐멘터리의 경우에는 해외 투자자와 기획 단계에서 합작 투자를 유치하는 국제공동제작이 일반화되어 있다. 유독 우리나라만 외딴섬처럼 내수시장에 의존하며 독과점 체제에 안주해 온 것은 아닌지 반성할 대목이다.
글로벌 TV 콘텐츠 마켓을 수년간 참관해온 저자의 현장 체험기는 콘텐츠 기획자, 제작자, 유통사업자, 정책관계자, 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도움을 줄 것이다. 국제공동제작의 피칭에서 배급까지, 개발기부터 작업기와 후속작업까지를 아우르는 현장 가이드는 생동감이 넘친다.
저자는 2006년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사무국에서 방송 개발 전문가로 근무했고 UN 국제노동기구(ILO)나 유엔개발기구(UNDP)와 함께 시리즈를 만들면서 국제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재 KBS 국제협력실 팀장으로서 국제방송기구와 국제공동제작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BU의 국제공동제작 다큐멘터리 CARE(Change Asia Rescue the Earth) 시리즈와 ABU TV Song Festival의 프로젝트 매니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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