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100곳의 현금자산이 66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요인에 의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놓은 것으로 풀이된다.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매출 기준 100대 기업(금융ㆍ공기업 제외)이 올해 6월 말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6조2542억원으로 유럽 재정위기 전인 2010년 말(55조4807억원)에 비해 10조7735억원(19.4%)이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현금자산은 6월 말 현재 15조5000억원으로 이 기간 5조7000억원(58.5%)이 늘었고, 현대차(7조324억원)와 포스코(4조9733억원) 역시 각각 8000억원(13.1%)과 1조5000억원(41.3%)이 증가했다.원활한 자금 흐름을 위한 회사채 발행 등 현금 확보 노력도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전체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 발행은 61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4% 급증했다. 은행 대출도 늘어 국내 전체 대기업의 은행대출 잔액이 7월 말 현재 140조2000억원으로 2010년 말(87조3000억원)에 비해 60.6% 증가했다.단, 적자를 내거나 업황이 부진했던 조선ㆍ화학ㆍ철강 업종이나 중소기업은 현금자산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2분기 루마니아 자회사에서의 일회성 비용 증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대우조선 해양의 현금자산은 2010년 말 614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392억원으로 44.8% 줄었다. 이 밖에 STX조선해양(11.4%), 두산중공업(49.5%), 현대미포조선(37.2%), 한진중공업(27.0%) 등 동종 업계 대기업들의 현금 자산도 같은 기간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이처럼 대기업도 업황에 따라 현금확보 여력이 갈리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는 더 요원해진 것으로 파악됐다.지난해 중소기업의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6950억원으로 대기업의 1.14% 수준에 그쳤다. 올해도 7월까지 250억원 발행에 머물렀다. 불확실성에 높아진 은행 문턱도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의 발목을 잡았다.7월 말 현재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446조3000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3.9% 증가하는 데 그쳐, 대기업 증가세 60.6%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한편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7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90을 기록해 2009년 4월(88) 이후 최저치를 찍으면서,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 그룹 가운데 90% 이상이 비상 경영체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전망이 그만큼 어둡다는 뜻”이라며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현금확보가 가장 좋은 대처법이라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현금 확보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