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인턴기자]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간의 감정이 격양된 가운데,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에 대한 왕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속칭 ‘오타쿠’로 불리는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일본문화를 좋아하는 취향 탓에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서울시내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 양은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들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 다는 것을 알자 학교 애들의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김 양에 따르면 반 친구들은 지나가면서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거나, 쉬는 시간에 몰래 교과서에 욕설을 써놓고 가기도 했다.

고양시에 위치한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17) 양은 같은 반 친구가 오타쿠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양은 “일본 음악, 영화, 스타 등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애들은 학교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없다”면서 “몇몇 친구들은 (오타쿠로 불리는 친구들을) 심하게 괴롭히기도 한다. 괴롭히지 않더라도 뒤에서 욕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양은 “한 번은 그 친구 집에 단체로 몰려가 컴퓨터에 있는 애니메이션들을 다 지우고 방안에서 그 친구를 때렸다고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친구들이 자신이 애국자인 것 마냥 말한 게 좀 어이없긴 했다”며 괴롭힘 정도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과거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 만을 배척했다면 지금은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통틀어 오타쿠라고 하며 왕따를 시키고 있다고 최 양은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소년 폭력 예방 센터 관계자는 “우선적인 문제는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사회성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회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친구들이 없는 거고 그래서 혼자 즐길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 취미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계자는 “여기에 한일 간의 갈등으로 인한 반일감정이 개입되면 오타쿠로 찍힌 아이들은 이전보다 강도 높은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며 “반일감정이나 애국심이 아이들 사이에서 다름을 배척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해선 안 된다. 최근 불거진 반일감정이 괴롭힘이나 따돌림과 같은 사회 병폐를 가져오지 않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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