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지성이 넘쳐야 할 캠퍼스가 강력 성범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한 일련의 흉악 범죄가 어느 때고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대학 캠퍼스는 대부분 웬만한 동네 못지않은 규모인데다 24시간 완전하게 개방돼 있어 누구라도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게 돼 있다. 외곽 담장은 방책 구실보다는 외부와의 격리효과를 더 키우는 측면이 강하다. 게다가 워낙 대형 건물이 밀집돼 그만큼 후미진 곳이나 이면 공간도 많다.

풍치도 좋고 녹지공간도 많아 휴식공간으로 알맞은 곳이어서 학생들 외에도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기분전환을 위해 찾는 일반 시민들이 적지 않다. 특히 시험기간에는 기숙사나 도서관을 밤새 개방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바로 이런 특장점이 치한들에게는 곧 허점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광주지역 모 대학 학생회관 주변에서 수년간에 걸쳐 발생한 성폭행 사건, 일명 ‘캠퍼스 발바리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어디든 예외가 될 수 없다. 설마 하는 사이 범죄의 역공을 맞게 될지 모른다. 대학 주변 환경도 문제다. 불경기에도 끄떡없다는 ‘먹자골목’은 ‘상권 있는 곳에 조폭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다. 활짝 열린 교문 일대에 그릇된 상혼이 판치고 불온불순한 성문화가 버젓이 활개 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나 대학당국은 치안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 일부 대학은 폐쇄회로TV(CCTV)나 가로등 증설 등 대책 마련에 나서지만 대부분은 예산 타령이나 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해 800여대의 CCTV를 설치하고 종합관제센터 역할을 하는 방범종합상황실을 운영,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대학 평가에 학내 치안 시스템 정도를 감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과 학내활동에 전념하도록 하는 것은 대학의 이념 이전에 기본 책무 아닌가. 차제에 CCTV는 일반에서 적외선 카메라로, 응급 벨도 카메라 내장형으로 바꾸기 바란다.

지금 우리 사회에 설치는 미검거 성범죄자만도 9000명이 넘는다. 이와는 별개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이지만 소급 적용의 위헌 소지에 따른 법적 미비로 제멋대로 활보하는 성범죄 전과자가 2000명이나 된다. 물론 학내 범죄도 경계 우선 대상이다. 이런 때 총학생회가 앞장서 자율방범 수범사례를 보여주는 것도 사회 계도 차원에서 옳다는 생각이다. 범죄, 무엇보다 사전예방이 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