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신ㆍ구 정치론’이 여의도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구정치’로, 자신을 ‘새로운 정치’로 정의하고, 두 후보에게 계속 과제를 던지는 식이다. 안 후보가 무소속 신분의 열세를 극복하고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고도의 선거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8일 대구대 강연에서 정당 공천개혁을 정치혁신의 핵심과제로 주문했다. 안 후보는 “아무리 사명감 있고 똑똑한 분도 정치를 하면 국민보다 일부 공천권을 가진 분들을 바라보니 민의에 반하는 행동이 나온다”면서 “다음번 국회의원 선거는 너무 많이 남았고, (2014년) 지방선거가 있으니 정당들이 최소한 시ㆍ군ㆍ구의회 정당공천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안을 받아든 문 후보 측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정당정치의 핵심인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거부하면 자칫 ‘구태’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캠프는 안 후보를 ‘정치 아마추어’로 몰아가며 짐짓 무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우상호 캠프 공보단장도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연 내용을 듣고) 푸우 웃었다. 공천제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정당이 잘해야지. 정당정치를 부정하는듯 말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미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공천과정에 국민참여를 보장하고 있고, (정당공천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내천 형식의 부작용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는 것이다. 진성준 캠프 대변인도 “여전히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문재인 후보도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원외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당 바깥에서 정치를 바꿔야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저도 정치에 참여하기 전에는 늘 그래왔다”면서 안 후보의 발언을 깎아내렸다.

안 후보 측은 앞서 제기한 박ㆍ문 후보와 3자회동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안 후보는 7일에도 “정책분야에서 3자회담이나 실무선이라도 좋으니 정책합의를 이루자”고 거듭 제안했다. “진정으로 정치개혁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말로 유일한 시점”이라면서 ‘거부하면 정치개혁 의지가 없다’는 프레임으로 두 후보를 몰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