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살펴보니
A: “솔까말, 어제 시험 지대 어려웠어. 성적표 나오면 레알 깜놀할지도 몰라.” B: “나도 가채점해보니 캐안습. 시험끝나면 스트레스 풀게 드라마 닥본사 고고씽.”
중학생 A(15) 양이 친구 B 양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의 일부분이다. 이들의 대화를 풀어보면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어제 시험 진짜 어려웠어. 성적표 나오면 정말 깜짝 놀랄지도 몰라” “나도 가채점해보니 정말 안구에 습기차(눈물나겠어). 시험끝나면 스트레스 풀게 드라마 닥치고(무조건) 본방송 사수하자”와 같다.
대화에서 이처럼 축약어 사용이 많은 이유에 대해 A 양은 “빨리 의사전달을 할 수 있어 편하고 친구들 모두 통신언어를 쓰기 때문에 나만 안쓰면 어색해진다”며 “요즘엔 일상 생활에서도 축약어나 은어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등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젊은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축약어 사용이 장년층의 통신언어와 문자 사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학생ㆍ고등학생 자매를 키우고 있는 김모(45ㆍ여) 씨는 “아이들과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신조어를 많이 배워서 사용하고 있다. 소통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글 오염 및 한글 파괴 문제를 내세워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글학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통신상 편리를 위해 신조어를 만들더라도 비어나 속어의 성격이 짙을 경우 한글 오염 등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일부 대학생이 입사지원서 등에도 구어체를 습관처럼 남발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조어나 축약어를 공식적인 문서에 남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원형 국립국어원 우리말 순화담당 연구원은 “어느 시대에나 신조어가 생겨날 수는 있지만, 요즘 생겨나는 말들 중에는 세대 간의 소통에 단절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은 지양돼야 한다. 무엇보다 언어사용 시에는 어떤 표현을 쓰는 것이 바르고 고운 것인지 고민하는 태도와 노력이 아울러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언어의 강한 복원성을 이유로, 일각의 한글 파괴 우려가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10년 전 하이텔 등 통신언어가 나왔을 때도 한글 파괴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팽배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우려할 만한 현상은 없다”면서 “언어는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어서 사회나 문화가 바뀜에 따라서 그 형태도 변화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 역시 “친밀감의 표시 등 문화나 환경에 따라 언어 사용도 얼마든지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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