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댜오위다오 갈등’ 中 정협 주석 자칭린-日 대표단 만나
中 권력 4위 상무위원 첫 만남 국제법상 ‘분쟁지역화’ 부각 의도 대화 실마리 찾을지 주목
中 국방부 “전투 태세” 시위 힐러리, 양측에 냉정 촉구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일본 방중단을 만나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현실을 직시해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중국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이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낼지 주목되고 있다.
▶타협의 실마리 찾나=자칭린은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한 일본 방중단을 만나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자칭린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과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을 비롯한 일본 대표단과의 자리에서 이렇게 촉구하면서, “일본 정부가 사태의 중대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댜오위다오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양국 관계가 전례 없이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면서 “각계각층의 일본 국민이 중국 측과 함께 양국관계를 건전발전의 궤도에 다시 올려놓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고노 전 의장은 지난 2월 자신이 자칭린과 만난 때와 비교하며 “현 상황이 당시보다 많이 변했다. 베이징에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이번 일본 방중단의 회담파트너를 누구로 할지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후진타오 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가 응대를 하면 ‘환대’가 될 것으로 판단, 지난 2월 이들 단체가 방중했을 때 만났던 자칭린을 선택했다.
일본 방중단 관계자는 마이니치(每日)신문에서 “후 주석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회담파트너 수준이 격하되진 않았다”면서 “중국 측의 관계 개선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8일 베이징 외교가는 “서열 4위의 상무위원이 응대했다는 것은 정부 루트와 함께 정당ㆍ재계ㆍ민간 경로를 통해 관계 악화를 피하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국과 일본에 다시 한 번 더 냉정함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는 27일(현지시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이 끝난 이후 클린턴 장관이 중국 측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립 국면은 지속=그렇지만 중국과 일본의 날 선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27일 중국 외교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내용에 대해 “국제법 원칙의 허울을 내세우는 것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일본은 잘못에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중국 국방부도 ‘전투 준비 태세’를 언급하면서 일본을 한층 더 압박했다. 양이쥔(楊宇軍)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군대는 상시적인 전투 준비 태세를 견지하는 가운데, 해상ㆍ공중에서의 돌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변인의 발언은 그동안 중국군이 내놓은 각종 대일 경고 메시지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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