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월 이후 유가증권시장 기준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크게 줄면서 증권사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분기(4~6월) 3개 가운데 1개 증권사꼴로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사가 적자 공포에 시달리면서 고임금 비용 부담에 당장 수익 창출과 연관성이 낮은 애널리스트가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부상했다.

증권사는 올해까지는 3월 결산을 쓰기 때문에 대부분 애널리스트는 4월쯤 회사와 재계약을 한다. 문제는 중간에 회사를 옮기는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올해 계약을 맺지 않은 애널리스트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하반기 계약을 앞둔 애널리스트의 계약이 대부분 보류된 상태”라면서 “전체 리서치 인원의 30% 정도는 하반기 계약을 하는데 구조조정 태풍에 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애널리스트 인원 감축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외국계 증권사 20곳 가운데 연초 이후 애널리스트 인원을 줄인 곳이 9곳에 이른다.

또 금융투자협회가 애널리스트 등록 기준을 이전보다 한층 완화한 ‘금융투자전문인력과 자격시험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8월부터 시행하면서 기존 애널리스트의 불안은 더욱 커지게 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업현장에서 연구개발(R&D) 또는 산업동향 분석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경우 윤리ㆍ준법교육만 이수하면 애널리스트 등록이 허용된다. 또 신용평가회사(근무기간 3년 이상), 집합투자기구평가회사(2년 이상), 집합투자재산평가회사(3년 이상)에 근무하는 전문인력도 별도의 수습 기간 없이 애널리스트로 등록할 수 있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비용 절감에 혈안이 된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가 인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입장벽을 완화했다”며 “향후 품질이 낮은 분석보고서 등이 남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