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용 국제아동돕기연합 이사장 “아이 돕는건 돈이 아닌 마음”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밀레니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라는 것이 있다. 지난 2000년 UN에서 채택된 의제로, 2015년까지 전세계의 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 회원국 간의 약속이다. 국제연합 회원국들이 △극심한 빈곤과 기아퇴치 △초등교육의 완전 보급 △성평등 촉진과 여권신장 △유아사망률 감소 △임산부 건강개선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의 질병 퇴치 △환경 지속가능성 보장 △발전을 위한 전세계적 동반관게의 구축 등 8가지 목표를 2015년까지 달성하는데 힘을 합치자는 게 의제의 내용이다.
이 가운데 기아퇴치, 유아사망률 감소, 질병퇴치 등의 분야에서 UN이 주목하고 있는 국내 단체가 하나 있다. 바로 국제아동돕기연합(UHIC)이다.
UN의 자문기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국제아동돕기연합은 전세계 관계자들의 관심속에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키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는 절대빈곤층이 많은 탄자니아에 마을 별로 그야말로 ‘지킴이(키퍼:keeper)’를 한명씩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외부인이 선생님처럼 마을에 부임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지역 출신의 현지 청년을 선발해 필요한 교육을 실시한 후 그가 마을에 같이 살면서 지역민들의 기초교육과 보건, 위생 등을 책임지게 되는 방식이다. 키퍼들에게는 상황별 행동 매뉴얼이 담긴 PDA 형태의 스마트 장비가 지원돼 지역본부나 현지기관과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첫 교육을 마친 키퍼들이 현장에 투입된다. UHIC는 그 과정과 결과를 UN에 보고하게 된다. 성공적이라는 판단이 나올 경우 키퍼 프로젝트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세계 극빈지역에 도입될 가능성도 높다.
UHIC를 이끌고 있는 신세용 이사장은 “의욕있는 현지 인재들을 우리 직원으로 채용해 지역으로 돌려보내 다시 그들 손으로 현지 어린이들을 지키고 키워낸다는 미래지향적인 개념이 높게 평가를 받았다”며 “아프리카 오지마을의 인구나 정보가 정확히 파악되기 때문에 현지 시정부등의 반응도 좋고 그 지역 출신이 오기 때문에 현지 마을의 저항감도 적다” 고 설명한다.
UHIC는 신 이사장이 지난 2004년 설립한 단체다. 전세계 빈곤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구호활동이 목적이다. 현재는 탄자니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아동영양센터, 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의료 및 보건, 교육활동 등을 지원 중이다.
UHIC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가지 독특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신 이사장이다. 30대 후반의 젊은 신 이사장은 특이한 이력 소유자다.그는 13세에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나 수학한뒤 다시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정치·경제·철학(P.P.E) 학사와 석사학위를 땄다. 유학시절의 경험을 책으로 내 밀리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고, 옥스포드 시절에는 한인학생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귀국해서는 파생상품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성공가도에 들어서는가 싶을때인 2004년 국제아동돕기연합을 설립했다.
UHIC의 구호 방법도 다른 곳과는 좀 다르다. UHIC의 활동의 최우선은 최빈국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에 맞춰져 있다. 막연하게 ‘아프리카 아이들을 구합시다’가 아니라 연합에서 가장 급한 아이를 선정해 ‘이번 달에는 이 아이를 구합시다’라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간 아이들 교육, 자원봉사, 후원 등 안해본 게 없지만, 이제는 오로지 생명을 살리는 데만 초점을 둔다. 무조건 퍼주기식으로 그네들 문화를 바꾸려고 하면 안된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생명을 지키는 데만 우리가 도움을 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다고 1인씩 결연을 맺거나 막연히 성금을 현지단체에 전달하는 방식도 비효율적이다. 여기서 3만원 후원하면 2만5000원은 불필요한 비용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현지에서 우리 스탭이 선정한 가장 급한 아이들부터 집중적으로 차례차례 돕는 방법을 택했다.”
신 이사장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 두가지 있다. 먼저 “왜 아이들이냐”다. 신 이사장은 “아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고통을 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을 돕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돈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사람의 인성이나 성품은 아주 작은데서 바뀐다. 어릴때의 경험 하나가 평생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아이들도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가장 많이 변하더라. 마음의 빈곳을 채워주면 아이들은 자신도 훗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그게 그 친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굳이 왜 아프리카냐는 질문도 많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왜 멀리만 보느냐는 의미다.
그에 대한 신 이사장의 답변도 명확하다. “우리는 이미 하나의 세상에 살고 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서 많은 것을 가져다 쓰고 있다. 5000원도 안되는 돈으로 커피한잔 마시고, 석유를 사다가 자동차를 타고, 옷을 사고 하는 데 그 곳 사람들의 노동력과 삶을 가져다 쓰고 있다. 그렇게 보면 거기도 다 우리나라다. 더 급하고, 더 부족한데를 먼저 돕자는 것 뿐이다.”
UHIC의 내년에 탄자니아에 현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카페,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다. 현지의 부유층들이 먹고 마시는 게 고스란히 현지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탄자니아에 설립될 카페는 사실 UHIC가 서울 강남역에서 운영중인 국제아동돕기 후원 북카페 ‘유익한 공간’의 모델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유익한 공간의 경우 UHIC의 취지에 공감한 독지가가 염가에 건물을 임대해주고 삼성에버랜드가 무료로 고급 식자재를 재공해 운영된다.
UHIC의 슬로건은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이다. 이 다음에가 아니라 도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행동해야 한다는것이다. 그는 작은 마음에서부터 시작하라고 귀띔한다. “작은 후원을 먼저 시작해보시고, 마음을 차츰차츰 넓혀 보세요. 지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아프리카의 아이를 상상해 보십시오, 내가 돕는 아이는 탄자니아에 사는 누구인데 키는 몇이고 몇살이고 뭘 좋아하고 이렇게 생각을 조금씩 넓혀 가십시오. 그렇게 마음의 그릇에 다른 것을 덜어내고 아이들을 담기 시작하면 어느새 아주 큰게 담기게 됩니다. 그러면 세상은 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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