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지 12일째를 맞았지만 2차, 3차 피해와 주민대피, 치료환자의 증가 등 사태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피해를 키운 것과 관련해 구미시민들은 사고업체와 국가를 상대로 1조원대의 소송도 준비하기로 했다.

8일 경북도와 구미시에 따르면 8일 기준 사망자 5명, 입원 7명, 치료환자 3178명에 이르고 있고 차량 1126대와 37개사의 조경수도 불산가스의 피해를 입었다. 또 소ㆍ말ㆍ개 등 가축피해 3209마리, 농작물 피해 212ha, 임야, 임산물 67.7ha로 각각 집계됐다.

인근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의 피해도 잇따르면서 구미 경제가 공황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고로 주변기업 13개 업체의 생산품과 설비가 망가졌고 49개 업체의 건물외벽과 유리 등이 파손되는 등 77개 기업이 177억1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으며, 43개 기업이 조업중단 및 임시휴무로 18억3000여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신고했다.

더욱 구미시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것은 불산에 대한 안전기준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산 측정 결과가 1ppm이어서 “안전하다”고 발표한 구미시의 발표와 달리 환경단체들은 “산업환경 기준에 따른 작업장 불산 안전농도는 8시간에 0.5ppm”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인 구미낙동강공동체 배문용(58) 위원장은 지난 7일 “피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고를 낸 ㈜휴브글로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한국산업안전공단에는 불산 탱크의 안전을 챙기지 못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낙동강공동체 고문변호사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곧 꾸릴 예정이다. 시민단체가 1조원대로 소송금액을 잡은 것은 불산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피해자 3000여 명이 앞으로 10년간 검진을 받고 후유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금액을 추산한 것이다. 배 위원장은 “마을 주민 이외 2, 3차 피해를 본 시민들의 보상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홍영표 의원은 “사고 발생 18시간이 지난 뒤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1만원짜리 검사지로 조사를 벌였고, 이 결과만으로 성급하게 주민들의 복귀를 결정해 2차 피해를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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