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하는 원달러 환율…증시 대응전략은

2009년 하락땐 증권·화학 상승 엔화 동향이 더 중요할수도 외국인 수급에도 주의해야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출주의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환율은 중요한 변수다. 외국인 수급 역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 최고점은 지난 5월 25일 1184원이다.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지난 8일 장중 111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미국에서 3차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된 이후 달러가 약세기조로 돌아서면도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간 증시에서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은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중요한 역사를 쓸 때마다 원/달러 환율 1100원이 매우 의미 있는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며 “지난 2004년 원/달러 환율이 IMF 이후 처음으로 1100원을 하향 이탈하며 코스피지수가 장기박스권을 상향 돌파했고, 지난해 4월 역시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로 증시 역시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받는 계기가 됐고, 원/달러 환율 하락 국면에서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도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것은 최근 몇년간 국내 증시의 IT 및 자동차주에 대한 의존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들 수출주가 주춤해진다면 지수 역시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지만 원/엔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조 연구원은 “수출 경합도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보다 일본의 엔화 동향이 더 중요하다”며 “최근 원화강세가 수출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출 경쟁력 약화를 본격적으로 논할 단계는 아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출주의 이익모멘텀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원화가 강세기조로 돌아선 만큼 포트폴리오에는 일부 변화를 주기 시작해야 한다. 2009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는 증권, 서비스, 운수창고, 화학, 철강금속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면 내수주의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구소비재나 의류, 제약, 소프트웨어, 유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의 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수급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매수세가 오히려 약화된다. 환율의 추가 하락 여지가 많아 환차익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조정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외국인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상에서는 순매수가 진행되지만 1100원 이하에서는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1100원이 임계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