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센터에 개인정보 공급하고 댓가 챙기는 공무원까지

지난 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징역 3년→징역5년 강화

처벌ㆍ교육 강화됐지만…실시간 모니터링 불가능해 현장적발 어려워

[헤럴드경제 = 박수진 기자]공무원에 의한 개인정보유출 범죄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하거나 제적등본 등을 불법 발급하고 댓가를 챙기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은 개인 이득을 목적으로 심부름센터와 연계해 상습적으로 개인 정보를 무단 유출하는 상황이다.

서울 모 주민센터에서 제증명 발급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직 7급 공무원 A(58)씨는 지난 해 4월께 평소 알고지내던 택시기사 B(56)씨로부터 ‘타인의 제적등본을 발급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같은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동료가 이미 B 씨의 부탁으로 건당 1000원을 받고 제적등본을 발급해 37만원의 수익을 챙긴 사실을 알고 있던 A 씨는 2011년 4월부터 6월까지 두달 동안 54회에 걸쳐 타인의 제적등본을 발급해 B 씨에게 넘겼다.

제적등본은 심부름센터 운영자 C(42)씨의 손에 들어갔다. C 씨는 B 씨에게 “건당 최대 2만원을 지급할테니 제적등본을 발급해달라”고 의뢰했던 것. B 씨는 인터넷사이트에서 무작위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A 씨 등에게 넘겨 2010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무려 425회에 걸쳐 제적등본을 불법 발급받았다.

서울 서부지방법원 형사6단독 박찬석 판사는 16일 공무원인 A 씨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담당 공무원으로서 정보를 엄격히 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임의로 개인정보를 누설하고 범행 횟수가 적지 않아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A 씨의 대가 수수 여부가 밝혀지지 않아 집행유예가 선고 됐다.

지난 7월에도 서울에서 심부름센터 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주민등록등ㆍ초본을 불법 발급한 구청 민원봉사실 공무원과 사채 빚을 갚기 위해 개인정보 90여건을 유출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경찰에 불구속입건 됐다. 6월에도 강원도에서 시민의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내역을 유출한 공무원과 농협 직원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지난 해 9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처벌이 강화되고 각 부처 및 지자체 행정포털시스템 정보 조회 권한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무원, 경찰 등 공공기관 직원에 의한 개인정보 무단 조회 및 유출 범죄는 발생하고 있다. 일반인에 비해 정보 접근 자체가 쉽다보니 마음만 먹으면 범죄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경찰이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하는 사례는 2008년 9건, 2010년 14건, 2011년 39건으로 늘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통계에서도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모두 321건에 달했다. 개인정보취급자에 의한 부당한 목적 사용이 139건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한순기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과장은 “지난 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이후로 행안부, 중앙공무원교육원,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보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각 부처 및 지자체의 행정포털시스템 접속 절차도 강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