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성상납·금품수수 요구” 용산구청 비정규직女 민원 제기
관련자 “합의하에 만난것” 부인 서울시 “검찰가야 진실 밝혀질것”
비정규직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단초가 돼 공직사회가 성상납과 금품 수수 추문에 휩싸였다.
성상납 요구를 받았다며 민원을 제기한 서울 용산구청의 한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는 “성상납과 금품 수수가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제의 구청 공무원들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 무고죄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볼썽사나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감사를 벌인 서울시는 “현재는 여성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상태로, 시시비비를 가리려면 사정기관에 고소해야 한다”며 사실상 손을 놨다.
12일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따르면 용산구청 교통지도과 주차단속원(시간제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A(여) 씨는 지난 9월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재계약과 정규직으로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B 씨와 C 씨, 구청 비서실장인 D 씨가 성상납 및 금품을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40대 기혼여성인 A 씨는 “비정규직은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B 씨가 ‘재계약과 정규직 전환을 시켜 주겠다’며 ‘성관계와 함께 150만원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B 씨를 통해 소개받은 용산구청 비서실장 C 씨에겐 재계약 대가로 5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100만원을 상납했고, 또 다른 구청 직원인 C 씨에게는 강제적으로 모텔에 끌려갔다”고도 털어놨다. A 씨는 2011년 3월부터 계약직 주차단속원으로 일해왔으며 최근 동료와 다툼 중 욕설을 들었다는 이유로 병가를 내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지목된 공무원들은 “A 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분개했다. B 씨는 “정규직을 만들어준다는 얘기를 하거나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 씨 역시 “돈을 받은 적이 없다. 무고죄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했다. C 씨는 “함께 모텔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가 아닌 쌍방합의에 의해 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를 진행한 서울시 감사관 측은 “지난 9월 20일께 민원이 접수돼 당사자 4명과 A 씨의 주차단속원 동료 20여명을 소환조사했지만 성상납과 금품 수수는 A 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CCTV 확보 및 통화 내용, 통장 거래 내용 등은 권한이 없어 조사할 수 없었다. 당사자들이 검찰에 고소하면 조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텔에 간 사실을 인정한 C 씨에 대해서는 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으로 용산구청에 징계 지시를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번 추문은 비정규직의 재계약 여부가 부서장의 재량권에 속해 있고, 공직사회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인색했기 때문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행 비정규직보호법은 비정규직으로 2년 이상 근무 시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자동 전환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직사회는 이에 대한 논의 및 시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지자체마다 계약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논의가 제각각”이라면서 “용산구청의 경우 아직 정규직화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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