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녀들의 흔하디 흔한 불꽃 튀는 사랑이 아니다. 그렇기에 순수하고 애틋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적신다. 바로 영화 ‘늑대소년’의 이야기다.

‘늑대소년’은 체온 46도, 혈액형 판독불가… 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 ‘늑대소년’(송중기 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외로운 ‘소녀’(박보영 분)의 운명적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그러나 소녀에 대한 소년의 감정을 단순히 사랑으로 정의내릴 수는 없다. 소년에게 소녀는 기다림의 대상이자 삶의 전부기 때문이다.

영화는 소녀가 소년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녀는 사람의 형체지만 늑대에 가까운 소년의 모습에 질색한다. 하지만 워낙 정이 많은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년과 한 지붕아래 살게 되면서 소녀는 굳게 닫혔던 마음을 열게 된다. 소년 역시 자신을 경계하지 않는 소녀의 손이 따뜻할 뿐이다.

박보영(좌/배우),송중기(배우)
‘늑대소년’, 교감-사랑을 넘은 그들만의 세상(리뷰)
박보영(좌/배우),송중기(배우) ‘늑대소년’, 교감-사랑을 넘은 그들만의 세상(리뷰)

이후 소년은 늘 소녀의 곁을 맴돈다. 소년은 소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울 뿐이고, 소녀 역시 소년 없이는 뭐 하나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의 평온한 시간은 지태(유연석 분)의 악행에 산산조각 나버린다. 이 과정에서 소년이 소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절정에 이른다. 지태의 계략으로 목에 쇠줄이 걸리고 꽁꽁 묶여도 소년에게는 소녀만이 보인다.

소년의 행동은 오로지 ‘기다려’, ‘기다리지 마’라는 소녀의 명령으로 이뤄진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못 버텼을 기다림의 시간을 소년은 거뜬히 해낸다. 기다림의 끝에는 소녀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긴 세월 동안 자신만을 기다린 소년을 보고 소녀의 눈물이 터진 순간, 관객들의 눈시울 역시 붉어진다.

영화는 늑대소년이라는 특정 대상으로 남녀간의 사랑에서 오는 감동보다 몇 배는 짙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소년의 ‘아가페’를 넘어선 사랑은 여성 관객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무엇보다 늑대소년으로 분한 송중기의 연기가 관건이다. 표정부터 작은 행동까지 정말 ‘늑대소년’같은 그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현재 드라마 ‘착한남자’로 전성기를 맞은 그는 ‘늑대소년’으로 가뿐히 흥행 2연타를 날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관록의 배우 장영남,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으로 분한 유연석의 열연이 돋보인다. 또 시골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풍경과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들이 곳곳이 등장해 감성을 자극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소 어설픈 CG다. 소년이 털이 북실북실한 늑대로 변할 때와 총알을 피해 달려드는 모습이 ‘옥의 티’다. 그러나 감성을 자극하는 완벽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은 이 같은 단점을 가뿐히 보완한다. 러닝타임은 125분. 10월 31일 개봉.

양지원 이슈팀기자/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