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 도봉구의 한 다세대 주택가 주변을 서성이는 A(31) 씨가 있었다. A 씨는 초인종을 눌러 인기척이 없는 집을 확인 후 열려진 창문을 통해 몰래 들어가 현금 20만원을 훔쳤다. 지문 등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목장갑은 기본이었고, 주변 폐쇄회로(CC)TV 설치여부도 꼼꼼하게 확인했다.
A 씨의 범행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금천구, 동작구 등 서울시내 주택가 등지에서 모두 9회에 걸쳐 빈집을 털어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빈 집에 몰래 들어가 9회에 걸쳐 1187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쳐온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상습절도)로 A 씨를 구속해 조사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A 씨는 사기 혐의로 수배중인 상태로 일정한 직업이나 주거 없이 PC방,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대부업체로부터 2800만원을 대출받아 유흥비로 탕진한 후, 그 이자 등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절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주로 대낮 시간 빈집이 많다는 것을 노리고 방범시설이 허술한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범행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대상이 정해지면 노상 적재물, 가스배관, 전봇대 등을 이용해 담을 넘거나 열린 창문으로 들어가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상문 종로서 형사과장은 “침입절도는 범인이 빈집인 줄 알고 침입했다가 만약 피해자가 자고 있다면 강도나 강간범 등으로 돌변해 자칫 큰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범죄”라며 “집을 비울 때는 반드시 창문이나 베란다를 잠그고, 전등이나 TV 등을 켜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또 “신원불상자가 일정 간격으로 초인종을 누르는 경우 빈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침입절도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찰에 즉시 112 신고를 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A 씨의 통화내역 등에서 경기 안양시, 화성시 일대에서 수차례 위치가 확인된 점을 발견하고 지방원정 절도 가능성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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