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노무현 - 김정일간 NLL 대화록을 둘러싼 여야의 비방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연일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논평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지지세력을 키워온 안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민주통합당이 구태 정쟁의 한복판으로 휩쓸리면서, 선거 막판 단일화에 임할 명분이 사라지는 딜레마도 가중되고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4일 정수장학회 주식매각 추진에 대해 “이런 일들이 우리가 극복해야할 낡은 방식”이라고 논평했다. 유 대변인은 “공영방송의 민영화에 대한 논의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국민적 합의가 필수다. 은밀하게 진행될 일이 아니다. 국민이 볼 때 상식도 아니고 정의롭지도 못하다”고 덧붙였다. 지금 상황에서 고리를 끊을 수 있는게 아니라, 대선때까지 계속 이슈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새누리당이 NLL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자는 주장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평을 냈다. 정연순 대변인은 13일 “정상회담 대화록을 당리당략용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는 남북관계의 장래와 국제적 신뢰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에 대해서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안 후보의 이같은 논평정치는 여야 정쟁에서 한발짝 물러나 자신의 지지층을 공고히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성정치를 ‘낡은 정치’로 비판해 온 안 후보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새 정치론’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는 안 후보가 무당층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대선 다자구도 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무당파의 37%가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당파와 중도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의 충성도를 충분히 높이는 것이 향후 단일화 국면을 대비해서도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실정치와 대립각을 세우는 안 후보의 언행이 향후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 후보가 제3의 지대에서 지지층을 공고화하는 대신, 결국 기성정치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함께 구정치로 몰아붙이면서 선거 막판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논의에 임하는 것 자체가 ‘낡은 방식’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시각을 의식한듯, 안 후보측에서는 "단일화라는 용어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연대, 또는 연합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김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