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총선거 앞두고 지지층 결속 노려 한·중 강력반발 동북아 정세 경색 불보듯

일본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극우본색’이 거침없다.

아베 총재는 17일 오후 도조 히데키 등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참배 후 그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 대해 자민당 총재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밝히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총리 취임 후에도 참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자민당 전국 간사장 회의에서 “총리 재임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으로 남는다”고 밝혀 총리 취임 시 참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재의 신사참배는 차기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겨냥해 ‘보수본색’을 강조하겠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 교도통신은 “한국과 중국이 비판하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해 지지기반인 일본 보수층에 호소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최근 들어 아베 총재의 극우 행보는 극을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윌리엄 번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집권할 경우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헌법 해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도 “1㎜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폐기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일본 정치권 내에서 경쟁적으로 치닫는 우경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18일 교도통신은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의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일상화됐다고 전했다.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상화된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동북아 정세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과거 총리 시절 주변국과의 마찰을 의식해 참배를 자제한 아베 총재가 ‘금기’를 깨면서 가뜩이나 꼬인 한ㆍ중ㆍ일 관계가 경색되는 것도 불가피하다. 아베 총재가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강경 대처했던 극우정치인의 전형인 만큼 우려되는 점도 상당하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과 같은 전범국가인 독일 언론은 “일본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의 침략자로서 자국의 전쟁사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침략의 역사를 외면한 채 자국 내 정치적 이득만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할지 여부를 택하는 것은 아베 총재와 일본의 몫이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