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단군 이래 최대 규모 개발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사업재개와 관련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정원은 총 10명이지만 주요 민간 출자사 가운데 삼성물산, 삼성SDS, KB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등 4개사가 불참하고 코레일 이사 3명이 퇴장해 의결정족수가 미달됐다. 이날 상정할 계획이던 4개 안건은 자동으로 파기, 다음 이사회로 미뤄지게 됐다.

이번 이사회는 현재 중단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속행을 판가름할 잣대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갈등의 핵심은 경영권을 둘러싼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의 주도권 싸움이다.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가진 용산 AMC 지분 70.1% 중 45.1%를 인수해 사업을 코레일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공기업인 코레일이 사업 지휘를 맡아 전체 사업을 향후 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자본금을 늘리겠다는 주장이다. 반면 AMC 지분 인수 안은 100% 주주 동의가 있어야 해 롯데관광개발 한 곳만 반대해도 승인이 안된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사업내용 변경을 반대해왔고, 코레일 측은 이번 이사회에서 안건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강수까지 둔 상황이었다.

이번 이사회는 직접적인 갈등을 빚고 있는 코레일이나 롯데관광개발이 아닌 나머지 민간출자사들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이사회에 불참한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코레일의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를 표결로 처리하면 출자사 간 갈등이 확대될 수 있어 불참했다”고 말했다.

드림허브 측은 조속히 이사회를 다시 연다는 방침이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 드림허브의 자본금은 1조원에서 현재 300억원 이하로 남아있고, 다음달 지급해야 할 금액은 이를 초과한다. 당장 12월 16일 종합부동산세 납부일이 첫 번째 고비다. 코레일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추가 자본 조달에 실패하면 드림허브는 연말 부도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