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시중은행이 연차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에 따라 같은 직급끼리도 연봉이 최대 40%, 성과급은 최소 2배 이상 나도록 하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쉽게 직원을 해고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며 9월 총파업을 예고해, 노사협상의 난항이 예상된다.
앞으로 시중은행에서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 차이가 직무에 따라 최대 40%까지 벌어질 수 있다. 차ㆍ과장 등 관리자급 이하 일반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개인성과에 따라 기본급도 차등을 두도록 했다.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는 성과급 차등폭도 최소 2배이상 될전망이다. 앞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기업보다 강도가 더 높은 수준이다.
▶같은 직급 연봉 差 최대 40%…성과급 差도 2배 이상 …일반직원도 성과연봉제 적용=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21일 이런 내용의 ‘민간은행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책임자급(차장ㆍ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호봉에 따른 임금의 자동상승을 막고 성과에 따라 임금이 책정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과급 비중을 늘리고 성과급 차이를 최소 2배 이상으로 해 전체 임금 격차를 40%까지 확대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같은 직급끼리 연봉 차이를 관리자의 경우 30% 이상, 일반 직원은 20% 이상으로 확대한 뒤 이를 최대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직무특성에 따라 차등폭을 10%~50%까지 유연 적용할 방침이다.
책임자급 이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가 도입되고 개인평가도 진행된다. 현재 14개 시중은행(외국계 포함) 중 책임자급 이하 일반 직원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곳은 단 한 곳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현재 성과급 제도가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개인평가가 아닌 집단 실적평가로 결정돼 제대로 된 성과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가이드라인은 보상지표에 집단 실적평가와 함께 개인평가도 포함시켰다.
개인평가는 업무실적을 평가하는 성과평가와 직무능력 및 태도를 평가하는 역량 평가로 구성했다. 개인성과평가는 평가자와 평가대상인 직원이 합의아래 목표(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설정하고 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역량평가는 직무능력이나 업무 태도 평가를 의미한다.
개인평가는 5단계(S~D등급)로 산출한다. S등급(10%), A등급(15%), B등급(50%), C등급(15%), D등급(10%) 등이다. 등급별 인원이 최소 5% 이상 돼야 한다. 결과 공개 및 피드백 면담, 이의제기 절차 등의 공정성 보완장치도 마련했다.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 비중도 늘어난다. 관리자(부부점장 이상)는 기존 평균 17%에서 30%로, 일반직원(책임자급 이하)은 약 13%에서 20%로 각각 늘어난다. 평가에 따라 최고-최저 평가 등급자 간 차이가 최소 2배 이상이 되도록 했다.
기본급 인상도 근속연수가 아닌 아닌 개인별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지도록 설계됐다. 기본급 인상률은 부지점장급의 경우 3% 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기본 인상률에 최대 1.5% 포인트가 높아진다. 반대로 평균 이하 점수를 받으면 1.5% 포인트 깎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기본급이 깎이지는 않게 했다.
직무급도 부점장 이상은 직무급제 성경의 보상항목을 운영하고 등일직급 내 3개 이상을 차등 설정하도록 했다. 일반직원은 전문 직무 위주로 우선 도입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연합회는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위해 지난 20일 시중은행 경영담당 부행장들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마지막 회의를 진행했다. 앞서 12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14개 시중은행장들에게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외부 용역 초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이후 은행들의 의견을 조율해 최종안을 마련했다. 시중은행은 확정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취업규칙 변경 등을 통해 내년부터 성과연봉제 확대안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공기업보다 세다=이번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은 앞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기업보다 강도가 한단계 높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같은 직급 간 이는 같은 직급끼리의 연봉차이를 최대 30%로 설정했다.
이외 부분은 앞서 도입된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방안을 준용했다. 책임자급 이하 직원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성과급 비중을 최대 30%(책임자급 20%)로 확대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개인평가를 실시해 성과에 따라 성과급은 물론 기본급도 차이가 나도록 설정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IBK기업은행은 이전까지 비간부직에 대한 근무평정을 급여가 아닌 승진 등에만 한정해 왔지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3급 팀장뿐 아니라 3ㆍ4급 비간부직에 대해서도 개인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수출입은행도 기본급 인상률 차등 대상을 부서장에서 책임자 직급까지 확대하고, 차등폭도 2%포인트(±1%p)에서 3%포인트(±1.5%p)로 확대했다. 총연봉 대비 성과연봉 평균 비중은 30%, 개인별 성과연봉 최고-최저 간 차등폭도 2배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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