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종국이 11월 1일 정규 7집 앨범 ‘저니 홈(Journey Home)’을 발표하고 가수로 돌아온다. 그 동안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히 활동해왔지만 가수로서 무대위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10년 6집앨범 ‘열한번째 이야기’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지난 1995년 듀오 터보로 데뷔해 올해 18년차 중견 가수가 된 김종국은 그 동안에 자신 안에 있었던 거품을 뺀 채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스스로가 “그 동안은 나보다는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앨범”이라고 고백한 김종국. 그의 솔직한 고백한 어느 앨범보다 진정성이 담긴 앨범이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는 이유다.

김종국은 지난 10월 25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앨범을 발표하는 소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가수 김종국과 인간 김종국의 사이를 오가며 털어놨다.

타이틀곡 ‘남자가 다 그렇지 뭐’는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김종국의 보컬의 매력을 극대화한 곡이다.

“사실 앨범을 빨리 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활동하던 90년대 음악시장과는 많이 달라진 음반 시장에 개인적으로 적응이 안됐어요. 1년 넘게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한 때 아이돌이 극강세였던 때고 있었고 그 안에서 제가 앨범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김종국은 이번 앨범을 1년 6개월 동안 공들여 만들었다. 김종국은 ‘노래가 좋기 전까지는 앨범을 발표하지 말아야지’라는 각오로 만들다 보니 생각보다 컴백 시기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 동안의 자신의 곡들에 대해 “성공을 노리고 했던 음악”이라고 가감 없이 말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반을 꾸준히 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음악으로 ‘대박을 노린다는 것’ 자체고 곡 작업을 하는데 많은 부담이 됐어요. 이건 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야 하는데 성공을 바라고 음반을 만드는 생각 자체가 올드하잖아요. 사실 제가 활동하던 90년대에는 많은 음악들이 ‘대박’에 초점이 맞춰져있었어요. 저도 90년대 가수다보니 그 때 패턴이 스스로에게 남아있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주위를 둘러봤는데 어느 순간 저만 음악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예능만 하니까 심지어 어린 친구들은 제가 가수인지도 모르더라고요. 이런 현상들이 정말로 현실로 다가오니까 ‘나 혼자 뭐하고 있는 건가’ 란 생각이 와닿아서 크게 힘을 빼고 음반 마무리를 짓게 됐죠.”

그는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만)’에서 ‘능력자’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유재석, 하하, 리쌍의 개리 등과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가수로서 예능에 비쳐지는 이미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물었다.

“가수로서의 김종국에게는 마이너스가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연예인 김종국에게는 많이 도움이 됐죠. 예전에는 음악이 주가 됐었어요. 음악을 위해서 예능이 잠깐의 홍보 수단이었을 당시 예능프로그램이 가수에 미친 영향과 예능의 재미를 느끼고 어느 순간 예능을 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 된 존재가 됐을 때의 영향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예능이 가수에게 피해를 미치는 한계점은 이미 오래 전에 지난 것 같습니다. 다른 두 분야가 서로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김종국은 이번 정규 앨범 50%에 직접 가사작업에 참여했다. 이 역시도 음악을 마주하는 김종국의 달라진 자세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예전에는 좋은 음악과 가사를 제 목소리로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계적인 생각이 강했어요. 이제 CD는 김종국을 좋아하고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사는 시대가 됐잖아요. 제게 개인적인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가사에 직접 참여했죠. 사실 제가 음악을 오래한 것에 비해 제 생각을 음악을 한 지는 얼마 안돼어요. 지금 어린친구들보다 부족하고 모르는 것도 많고요. 전 그냥 역사의 한 장에 있었을 뿐이죠.”

앞서 언급했듯 그는 올해 가수로 데뷔 한지 18년 차가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 오랜 시간 가수로서 활동했던 그에게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18년을 맞는 소회도 남달랐다.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오래 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고,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갑자기 느낀 것이 음악적인 면으로 많이 뒤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저는 평소 이승철, 이문세 형님들을 뒤따라가려고 노력해요. 그 형님들의 활동을 보면 저 정도 나이까지 보여줄 수 있는 가수로서의 잠재력과 수명은 무한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요. 현역 가수들에게 희망을 제시하시죠.”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 전 김종국은 신곡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선공개 했다. 이 곡은 김종국과 함께 ‘런닝맨’에 출연 중인 하하, 개리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원래 이 노래가 레게풍의 곡은 아니었어요. 약간 미니엄템포의 신나는 곡이었는데 하하가 노래하면서 레게가 됐어요.(웃음) 하하에게 멜로디컬한 랩을 부탁했는데 잘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너 마음대로 해’라고 했더니 레게처럼 잘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민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피처링 부탁을 잘 못해요. 그런데 콜라보레이션으로 많이 앨범들을 내더라고요. 피처링 이야기를 못하고 있었는데 하하가 고맙게도 먼저 ‘제가 도와야죠’라고 말해줘서 함께 작업하게 됐어요. 사실 개리까지는 계획에 없었어요. 하하가 피처링 이야기하면서 물귀신 작전으로 개리한테 ‘종국이 형 앨범 내는데 형도 피처링 하나 해야죠’라고 했는데 그 자리서 개리가 ‘해야죠’라고 말해서 성사된거죠 하하. 재석이 형도 참여하고 싶어했는데 시간도 촉박하고 준비가 끝난 상황이라 안타깝게 못했죠.(웃음) 언젠가는 재석이 형이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바람 들어서 무대 서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서른 중반을 넘긴 김종국에게도 ‘결혼’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그의 절친한 동생 하하와 별의 결혼 발표도 있었던 만큼 결혼에 대해 온몸으로 체감할 만도 한데 그는 결혼계획에 대해 “아직”이라고 답했다. “제가 만약 결혼을 결심한 여자가 있거나 구체적인 생각이 있다면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생각이에요. 결혼을 깊게 생각하면 안되는데 주위에 실패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아름답게 생각했던 결혼에 대해 조금 부담이 되더라고요. 하하 결혼소식을 듣고 친구들에게도 못느꼈던 오묘한 감정을 느꼈어요. 결혼을 결정하는 마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상대를 만난 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럽더라고요.”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제가 여자가 있다고들 하시는데 현재는 계획도 상대도 없습니다. 노력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요. 제가 끊고 맺는 걸 잘 못하는 성격이라 여자를 만나면 끊지를 못해요. 상대가 인연이 아니면 접어야 되는데 그러질 못해서 끌려가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 많이 조심스러워요.”

음악적 성공보다는 자신을 표현하는 음악을 통해 긴 시간을 기다려준 자신의 팬들에게 보답하려는 김종국. 연예인이 아닌 사람답게 살려고 노력 중이라는 그에게서 진한 사람 냄새가 나는 음악을 기대해본다.

유지윤 이슈팀 기자/jiyoon225@